연탄 운반으로 시작 … 수조원대 그룹 일군 비결은 '돌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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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 대주·KC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돌파력'으로 압축된다.
본인 표현에 따르면 '유약한 도련님' 스타일이던 박 회장은 이런 어려움을 겪으며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박 회장이 처음 연탄 운송을 시작했을 때 그는 트럭 운전기사에게 월급을 주지 않고 한 번 배달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기사 몫으로 떼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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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못해도 사업위해 양주 '원샷'
"저돌적 모습이 신뢰 얻는 바탕"
◆ 비즈니스 리더 ◆
박주봉 대주·KC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돌파력'으로 압축된다.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어떻게든 성사시킨다. 성장 과정의 경험 덕분이다.
박 회장의 조부는 전남 장흥에서 양조장 등 사업체를 여러 개 거느린 지방 유지였다. 어릴 적에는 '도련님'으로 불릴 정도로 부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큰아버지가 정치를 하다 집안 재산을 모두 거덜 냈다. 부모님은 초등학생이던 박 회장을 데리고 서울로 와 평화시장에서 옷 장사를 했지만 2년을 못 버티고 홀딱 망했다.
중학교 학비를 낼 수 없던 박 회장은 친구 집을 전전하며 밥을 얻어먹고 다녔다. 잠은 학교 교실에서 자기도 했다. 학업을 포기하려는데 마침 똑똑한 박 회장을 눈여겨보던 교장 선생님 김문희 여사가 사환 일을 하는 대신 학비를 면제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김 여사는 김무성 전 의원의 누이이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친이다.
박 회장은 "그분들 배려가 없었다면 지금의 박주봉은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본인 표현에 따르면 '유약한 도련님' 스타일이던 박 회장은 이런 어려움을 겪으며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1978년 군 입대 후 얼떨결에 부대 위문행사 사회를 담당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남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지만 명령을 거부할 수도 없었던 박 회장은 밤을 새워가며 행사 사회를 준비했다고 한다. 행사가 끝난 뒤 부대장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잘했다고 칭찬해줬고 이후 부대 내 모든 행사는 박 회장이 도맡아 진행했다.
박 회장이 처음 연탄 운송을 시작했을 때 그는 트럭 운전기사에게 월급을 주지 않고 한 번 배달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기사 몫으로 떼어줬다. 운전기사 사이에서 "박 회장과 일하면 다른 회사의 두 배를 벌 수 있다"고 알려졌고, 연탄회사 사이에서는 "박 회장에게 일을 맡기면 가장 빠르게 운송을 끝낸다"고 소문이 퍼졌다. 그 결과 박 회장이 세운 운송회사의 사세가 급격히 커졌다.
그런데 한 연탄회사 지사장만 다른 업체에 일감을 맡겼다. 박 회장은 어렵게 구한 양주를 한 병 사들고 지사장 집을 찾아갔다. 지사장은 "이 양주를 나랑 같이 반씩 나눠 마신 뒤 일 얘기를 하자"고 말했다. 소주를 한 잔만 마셔도 취하는 박 회장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날릴 수 없어 그러자고 했다. 커다란 글라스에 양주를 가득 담아 두 번 원샷한 박 회장은 "일감 절반을 나에게 나눠달라"고 부탁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갔다. 그리고 해당 회사의 일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박 회장은 "저돌적인 모습을 보이면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원하는 것을 쟁취하려면 남보다 더 큰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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