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vs"사이코"…바이든·트럼프 '거친 입'으로 본격 경쟁 시작
제47대 미국 대통령 자리를 향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의 경쟁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본선을 8개월가량 앞두고 본격화됐다. 9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난 6일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유세에 동시에 나서며 상대방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1시간 이상 진행된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나의 전임자'(my predecessor)라고 13차례나 언급하며 그의 코로나19 대응, 대선 불복, 총기 규제 완화, 러시아·중국 관련 외교정책, 여성 낙태권 지지 등을 비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내 또래의 다른 사람들'(some other people my age)이라고 지칭하며, 자신의 고령을 문제 삼은 공화당의 지적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금 체납과 관련 러시아의 침공을 독려하겠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러시아에 굴복했다"고 표현했다. 아울러 2021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 국회의사당 공격에 대해서도 "진실을 묻으려 했다"며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비판 목소리는 국정연설 후 더 거세졌다. 그는 국정연설 다음날인 8일 '러스트벨트'(쇠락한 미 북동부 공업지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 선거유세에서 "트럼프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슬로건) 공화당은 우리의 자유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9일 조지아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 세계의 독재자와 권위주의 깡패들에게 아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재자로 평가받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8일 자신의 자택으로 초대했고,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아름다운 편지'를 쓰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왕'이라고 부른 것을 자랑했다며 "나는 그(트럼프)가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할 때 그를 믿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극단적 좌파 미치광이'로 보고 비판한 것이다. 또 자신을 겨냥한 사법당국의 수사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차분하고 멋진 상대(트럼프)에 대한 무기화(권력을 활용한 정적 공격)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이 자(바이든)는 사이코"라고 적었다.
9일 조지아주 선거유세에서는 지난달 20대 간호대 학생 레이켄 라일리의 살해 용의자로 베네수엘라 국적의 불법 이민자가 체포된 것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정책을 비난하는 동시에 그를 "가장 무능하고 부패한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라일리의 이름을 '링컨' 라일리라고 잘못 언급해 더듬는 장면을 따라 하며 그를 조롱하고, 그가 체포된 용의자를 자신의 정책 방향과 달리 '불법' 이민자라고 한 점도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후 MSNBC 인터뷰에서 용의자를 '불법'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비방을 위해 과거 자신이 추진했던 '틱톡 규제'에 대한 입장도 바꿨다. 그는 2020년 미국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며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에 틱톡 미국 사업을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당시 행정명령은 법원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가 7일 틱톡 매각 법안을 통과시키자 트루스소셜에 "틱톡을 없애면 페이스북과 '저커 쉬머크'(마크 저커버그를 조롱하는 말)의 사업이 두 배로 성장할 것이다. 난 지난 선거에서 사기 친 페이스북이 더 잘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남겼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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