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전준우 3점포+고승민 5출루+정훈 쐐기 그랜드슬램! '김태형호' 롯데, 유통 라이벌 SSG '완파'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시범경기 개막시리즈에서 '유통 라이벌' SSG 랜더스를 이틀 연속 격파했다. 5선발 후보 이인복이 탄탄한 투구를 선보였고, 타선도 이틀 내내 대폭발했다. 다만 또다른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경기를 펼쳤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SSG 랜더스와 홈 맞대결에서 13-5로 승리, 이틀 연속 승리했다.
▲ 선발 라인업
롯데 자이언츠 : 박승욱(유격수)-고승민(우익수)-빅터 레이예스(중견수)-전준우(지명타자)-한동희(3루수)-정훈(1루수)-최항(2루수)-강태율(포수)-황성빈(좌익수), 선발 투수 이인복.
SSG 랜더스 - 최지훈(중견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고명준(1루수)-박성한(유격수)-전의산(지명타자)-안상현(2루수)-조형우(포수), 선발 투수 박종훈.
▲ 5선발 후보들의 첫 등판, 일단 이인복이 먼저 웃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달 미국 괌 스프링캠프에서 일찍부터 찰리 반즈-애런 윌커슨-박세웅-나균안까지 4명의 선발 투수를 확정지었다. 당초 가장 유력한 5선발 후보는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심재민이었다. 심재민은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9경기(6선발)에 등판해 3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2.96의 매우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그런데 심재민이 어깨 염증 증세로 스프링캠프 합류가 불발되면서, 롯데는 '5선발 찾기'라는 숙제를 안고 캠프 일정을 소화했다.
현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선발 후보는 두 명이다. 2022시즌 31경기(26선발)에 나서 9승 9패 평균자책점 4.19의 성적을 남긴 이인복과 선발로만 통산 130경기에 등판해 44승 38패 평균자책점 4.71을 기록 중인 한현희. 김태형 감독은 이인복과 한현희를 1+1 방식으로 기용할 생각도 갖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둘 중 한 명의 선수만 선발 로테이션에서 살아남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이인복과 한현희가 시범경기에서 처음 마운드에 섰다.
먼저 투구에 나선 것은 이인복. 스타트는 썩 매끄럽지 않았다. 이인복은 1회 선두타자 최지훈을 2루수 땅볼,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출발했다. 그러나 후속타자 최정에게 4구째 141km 투심을 공략당했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한유섬에게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고명준을 1루수 땅볼로 묶어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이내 군더더기 없는 투구가 시작됐다.
이인복은 2회 박성한-전의산-안상현으로 이어지는 SSG의 하위타선을 완벽하게 요리,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그리고 3회초에는 조형우를 2루수 땅볼, 최지훈을 유격수 땅볼, 에레디아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며 무결점의 투구를 거듭했다. 그리고 4회에도 최정과 한유섬을 묶어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이후 이인복은 고명준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후속타자 박성한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이날 이인복은 최고 143km의 투심 패스트볼(22구)를 바탕으로 포크볼(13구)-슬라이더(11구)-커브(7구)-커터(2구)를 섞어 던졌고, 4이닝 동안 투구수 55구,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김태형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인복이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낸 뒤 마운드에 오른 것은 한현희. 한현희도 이인복에 전혀 뒤지지 않는 투구를 선보였다. 5회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한현희는 선두타자 전의산을 144km 직구로 삼진, 안상현을 128km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리고 후속타자 조형우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6회초 에레디아에게 몸에 맞는 볼,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 2루의 실점 위기를 자초했으나, 고명준을 1루수 땅볼로 묶어내며 두 번째 이닝에서도 무실점을 기록했다.
순항을 이어가던 중 아쉬운 장면은 7회에 나왔다. 한현희는 이닝 시작부터 박성한과 전의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에 몰리게 된 것. 그리고 최지훈과 에레디아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가게 됐다. 그리고 이어지는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가 2루로 도루를 시도하는 틈에 3루 주자였던 최지훈이 홈을 파고들면서 한현희의 실점은 3점까지 치솟게 됐다. 따라서 5선발 후보들의 첫 등판에서는 이인복이 미소를 짓게 됐다.
▲ 이틀 연속 역전승, 대폭발한 타선
지난 9일과 마찬가지로 이틀 연속 선취점은 SSG의 몫이었다. SSG는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화에서 최정이 이인복의 4구째 141km 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돌렸다. 타구는 최정의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담장 밖으로 향했음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좌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곧바로 경기의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롯데는 1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고승민이 SSG 선발 박종훈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며 물꼬를 텄다. 이후 빅터 레이예스가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 후속타자 전준우가 박종훈의 3구째 122km 커브를 힘껏 잡아당겨 역전 스리런포를 쏘아올렸다. 전준우의 타구는 사직구장 좌익수 방면의 관중석 상단에 꽂힐 정도로 엄청난 포물선을 그렸다.
역전에 성공한 롯데는 3회 무사 만루의 찬스를 손에 넣었지만, 단 한 점도 달아나지 못했는데, 5회 크게 간격을 벌리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이번에도 고승민이 몸에 맞는 볼로 포문을 열었고, 레이예스가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쳐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몸에 맞는 볼 이후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된 전준우를 대신해서 출전한 노진혁이 박종훈을 상대로 달아나는 적시타를 쳐 점수차는 4-1까지 벌어졌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롯데는 SSG 마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롯데는 이어지는 1, 3루 찬스에서 한동희 타석에서 대타로 투입된 이학주가 볼넷을 얻어내는 등 1사 만루에서 최항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쳐 한 점을 더 달아났고, 황성빈이 두 명의 주자를 더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7-1까지 도망갔고, 사실상 승기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6회 이학주가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SSG도 7회초 박성한과 전의산의 연속 안타 등으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최지훈과 에레디아의 적시타 등으로 3점을 수확, 8회초에는 안상현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롯데를 8-5까지 쫓았다. 하지만 이미 넘어간 흐름을 뒤집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오히려 롯데가 8회말 공격에서 정훈의 그랜드슬램을 바탕으로 SSG의 추격의 의지를 꺾었다.
13-5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은 롯데는 9회초 '특급유망주' 전미르를 투입했다. 전미르는 선두타자 이지영에게 안타를 맞으며 이닝을 시작했으나, 이어 나오는 타자들을 모두 묶어냈고, 실점 없이 뒷문을 걸어잠그는데 성공했다. 이날 롯데의 타선에서는 전준우가 1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 1사구로 승리의 선봉장에 섰고, 고승민이 4타수 4안타 2득점 1도루 1사구로 '5출루', 정훈이 승기에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 아뿔싸! 또 부상?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2연승
시범경기 2연승에도 롯데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이유는 부상 때문이었다. 롯데는 지난 9일 시범경기에 앞서서도 한차례 큰 날벼락을 맞았다. 바로 올 시즌 외야의 한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았던 김민석이 우측 내복사근 부분 파열을 당한 까닭. 김민석은 지난 7일 수비 훈련 과정에서 내복사근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내복사근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고, 현재 약 한 달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10일 경기에서도 부상자가 발생했다. 바로 한동희였다.
한동희는 2022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뒤 자신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타격폼에 변화를 가져갔다. 하지만 이 변화가 자충수가 됐고,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이로 인해 한동희는 '부활'을 꿈꾸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강정호(前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찾았고, 타격폼을 교정하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번 연습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한동희가 부상을 당한 장면은 이러했다. 롯데가 4-1로 앞선 5회말 무사 1, 3루 찬스. 한동희는 SSG 선발 박종훈이 던진 3구째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파울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풀스윙을 했던 나머지 옆구리에 통증을 느낀 듯했다. 한동희는 파울 직후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그리고 정확한 검진을 위해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했다. 아직까지 검진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단순한 통증이라고 보기에는 한동희의 표정은 매우 고통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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