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퀄컴 손잡고 에코프로는 1조2천억 투자…배터리업계 “위기는 곧 기회”
중국 기업의 추격 등으로 위기를 맞은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손을 잡는가 하면, 국내 이차전지 생태계 조성에 1조원 넘게 투자하는 등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배터리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퀄컴과 협력해 차세대 전기차에 들어갈 첨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진단 솔루션 개발에 착수한다고 10일 밝혔다.
‘스마트카’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세상을 이끌어갈 두뇌(반도체)와 심장(배터리)이 만나 선제적 협력을 시도하는 셈이다.
두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BMS 진단 소프트웨어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특정 기능을 결합해 고도화된 첨단 BMS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는 인포테인먼트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자율주행 등 여러 차량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기능을 한데 모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플랫폼이다.
BMS 진단 솔루션은 안전하고 건강한 배터리 사용 환경 관리에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전류, 전압, 온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배터리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게 하고, 만약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고 조치한다.
이번 퀄컴과의 협력으로 한층 정확한 데이터 측정은 물론, 차량의 주행 정보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다양한 솔루션 개발이 가능해져 글로벌 완성차 업체 등 고객사에 훨씬 더 정교하고 고도화된 배터리 진단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LG에너지솔루션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퀄컴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가동하게 될 정교한 BMS 진단 솔루션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386컴퓨터에서 슈퍼컴퓨터 수준으로의 성능 업그레이드와 견줄 만한 기술 발전”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소재 회사인 에코프로는 이날 포항캠퍼스를 중심으로 국내에만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전구체 및 수산화리튬 제조, 양극재 생산까지 이차전지 생태계를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료를 수입해 황산화 공정을 거쳐 완성하는 전구체 공장 증설에 6900억원을 투자하고, 양극재와 수산화리튬 공장 증설에 각각 3200억원과 1600억원을 투입한다. 산업용 가스 생산에도 100억원을 쏟는다.
이를 토대로 양극재 27만t, 전구체 11만t, 수산화리튬 2만6000t을 생산하는 대규모 이차전지 산업단지로 포항캠퍼스를 발돋움시킨다는 복안이다.
포항캠퍼스는 포항 영일만일반산업단지 안에 전체 부지 약 51만3975㎡ 규모로 조성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이차전지 양극 소재 집적단지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전방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기에 계획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집행해 나갈 방침”이라며 “선제 투자를 통한 고용 창출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4’는 지난 8일 전 세계 18개국, 579개 배터리 업체, 1896개 부스가 참가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려 지난해(10만7486명)보다 2만명가량 늘어난 약 12만명(잠정)의 참관객을 끌어들이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미래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K-배터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오는 6월 독일 뮌헨에서 ‘인터배터리 유럽’을 열어 국내 배터리 기업의 해외 네트워크 확장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인터배터리 2025’는 내년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권재현 기자 ja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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