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현장리뷰] '7년 만에 맞이한 봄 축포' 유리 PK 2골-진성욱 쐐기골, 제주 홈개막전 완승
[서귀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제주'에 무려 7년 만에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3골을 몰아 넣은 끝에 7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제주는 10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2라운드 홈경기에서 대전 하나시티즌을 상대로 전반에 터진 유리 조나탄의 페널티킥 2골과 후반 진성욱의 쐐기골을 앞세워 3대1로 승리했다. 이로써 제주는 안방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2일 열린 강원FC와의 1라운드 원정에서 1-1로 비긴 제주는 2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단숨에 리그 2위로 치고 올라섰다. 반면 대전은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무려 '7년 만에 찾아온 홈개막전 승리'였다. 제주는 조성환 감독 시절인 지난 2017년 3월 11일 울산 현대(현 울산 HD)를 상대로 치른 홈개막전에서 3대0으로 승리한 이후 지난해까지 6년 간 홈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특히나 안방에서의 성적이 좋지 못했다. 홈에서 치른 19경기에서 겨우 5승(7무 7패)밖에 거두지 못해 승률이 겨우 26%에 그쳤다. 올 시즌 제주 지휘봉을 새로 잡은 김학범 감독은 경기전에 "홈에서 좀 약했는데, 반드시 이기기 위한 경기를 치르겠다"며 지난 1라운드 강원FC전(1-1 무)에 비해 라인업에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이날 제주는 1라운드 때와 같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그러나 미드필더와 포워드 라인 6명 중에서 무려 4명을 바꿨다. 공격수 유리 조나탄과 미드필더 이탈로만이 지난 강원전과 마찬가지로 선발로 나왔다. 최전방 투톱은 유리와 탈레스로 구성됐다. 2선은 김승섭 최영준 이탈로 한종무가 채웠다. 포백과 골키퍼는 변화가 없었다. 이주용 송주훈 임채민 김태환이 수비 라인을 구축했고, 골문은 김동준 키퍼가 맡았다.
첫 승을 노리는 대전 역시 라인업에 많은 변화를 줬다. 1라운드 전북 현대전 때는 스리백을 썼지만, 이날 제주전에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골키퍼도 이창근 키퍼로 교체했다. 포백은 이정택 홍정운 아론 강윤성이 나섰다. 중원에 김준범 이순민 김한서가 배치됐고, 최전방 스리톱으로 이현식 구텍 김인균이 나왔다.
전반 초반 제주가 아찔한 실점 상황을 간신히 모면했다. 전반 5분에 김동준 키퍼가 후방에서 넘긴 공을 잡은 상황에서 대전 김인균이 강하게 압박해 올라왔다. 김동준 키퍼가 한번 제친 후 공을 찼지만, 김인균이 내민 발에 공이 걸리며 골문 쪽으로 튀었다. 그대로 골이 될 뻔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아찔한 상황을 넘긴 제주는 본격적으로 경기 집중력을 끌어 올렸따. 측면에서 볼 점유율을 높이며 중앙의 유리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줬다. 전반 8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한 차례 헤더를 거쳐 골문 바로 앞에서 유리의 발끝에 걸렸다. 대전 이창근 키퍼가 침착하게 선방. 이어 17분에는 좌측에서 패스를 이어받은 유리가 박스 정면으로 살짝 이동해 그대로 강슛을 날렸지만, 우측 골대에 맞는 불운을 겪었다. 30분에는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이 박스 안쪽의 탈레스에게 도달했으나 이창근 키퍼가 빠르게 나와 캐칭했다.
제주의 계속된 공세는 결국 골로 이어졌다. 전반 35분 박스 왼쪽에서 유리가 돌파하다 저지당했다. 제주 선수들이 핸드볼 파울을 주장했다. 잠시 후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대전 수비수 아론의 핸드볼 파울이 인정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유리가 38분에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 제주가 1-0으로 기선을 잡았다.
제주는 공격의 고삐를 더 당겼다. 전반 추가시간 3분이 지났을 때 U22 자원인 한종무가 박스를 돌파하면서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 찬스를 얻어냈다. 유리가 키커로 나서 가볍게 추가골까지 성공. 제주는 2-0으로 기분 좋게 전반을 마쳤다.
전반에만 2골을 내준 대전은 후반 시작과 함께 미드필더 김준범과 김한서를 빼고, 수비수 임덕근과 공격수 레안드로를 투입했다. 추격을 위한 포석이다. 잠시 대전의 기세가 올라갔다. 그러자 제주 역시 후반 13분에 미드필더 김승섭과 한종무를 빼고, 공격수 서진수와 진성욱을 투입했다. 김학범 감독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맞불을 놨다.
김 감독의 '맞불작전'이 빛을 발했다. 교체 투입된 진성욱이 6분만에 쐐기골을 터트린 것. 단독 드리블로 치고 올라간 진성욱은 박스 정면에서 그대로 강슛을 날려 대전 골망을 흔들었다. '제주의 봄'을 확인시켜주는 쐐기골이었다.
비록 3골을 허용했지만, 대전 역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25분 수비수 임덕근이 박스 측면에서 강슛을 날렸지만, 김동준 키퍼에게 막혔다. 하지만 끝내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35분에 투입된 호사가 후반 43분에 만회골을 터트리며 뒤늦게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후 종료 휘슬이 울리자 제주 홈팬들은 7년 만의 개막 승리에 열광했다.
서귀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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