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간호사 의료행위 한시 허용 …법원 ‘의료법 위반’ 판결 사례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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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법적으로 보호하겠다"지만 한시적으로 허용된 의료 행위에는 법원이 '고위험 업무'로 본 일부 행위도 포함돼, 간호사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행정적, 민·형사상 책임에 대해 법적으로 보호하겠다지만, 의료사고 발생시 피해자의 형사 고소나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 등을 실질적으로 막아줄 순 없어 간호사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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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지난 7일 정부가 ‘간호사 업무 시범사업 보완지침’(보완지침)을 발표하고 간호사들에게 의사 업무 일부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일반간호사·전담간호사(피에이)·전문간호사가 할 수 있는 89가지 의료 행위에 대해 수행 가능 여부를 제시하고, 의료기관의 장이 ‘간호사 업무범위 조정위원회’(조정위) 논의를 거쳐 간호사가 일부 의료 행위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법적으로 보호하겠다”지만 한시적으로 허용된 의료 행위에는 법원이 ‘고위험 업무’로 본 일부 행위도 포함돼, 간호사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보완지침으로 간호사에게 허용된 대표적 의료 행위 가운데 하나가 ‘비위관(L-tube) 삽입술’이다. 식사 불가능한 경우 물과 영양소를 제공하기 위해 코에 비위관(콧줄)을 넣어 위까지 연결하는 행위다. 2021년 10월 부산지방법원은 비위관 삽입술을 실시한 수간호사와 간호조무사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며 “(비위관 삽입술은) 의사 직접 시술이 원칙”이라고 판결했다. “시술 과정에서 경장관(튜브)이 식도, 위벽에 상처를 내거나 소화기관이 아닌 기도, 한쪽 기관지로 삽입될 경우 환자에게 치명적인 폐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한다”는게 이유였다.
나아가 보건복지부는 병원 내 ‘간호사 업무 조정위원회’를 통해 기준을 마련하면 간호사가 보완지침에 포함된 98개 의료행위 외에도 추가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혼란은 더욱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는 “혈액투석, 골막천자도 조정위를 거쳐 간호사가 실시할 수 있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골막천자는 ‘골반뼈 부위를 바늘로 찔러 골수 혈액을 채취하고 더 굵고 긴 바늘로 골수 조직을 채취하는 침습적 검사’로 의료법 위반 유·무죄 판단이 엇갈려 현재 대법원에 사건이 계류돼 있다.
정부는 행정적, 민·형사상 책임에 대해 법적으로 보호하겠다지만, 의료사고 발생시 피해자의 형사 고소나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 등을 실질적으로 막아줄 순 없어 간호사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보건의료노조는 8일 성명문을 내어 “의료사고에 대한 면책이 명확하게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조처로) 간호사들은 법적 보호도 없이 의사업무를 대리하는 불법의료행위자로 내몰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손익찬 변호사(법무법인 일과사람)는 “보완지침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병원의 자율성이 크고 법적 보호 방안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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