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자체가 거짓” 혜민스님 향한 여전히 ‘싸늘한 온도’[스경연예연구소]
혜민스님의 3년 만의 방송 복귀를 두고 여전히 냉랭한 온도가 이어졌다.
혜민은 지난 4일 방영한 BTN 프로그램 ‘마음이 쉬어가는 카페 혜민입니다’에 출연해 먼저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승려로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참회한다”며 “많은 분들이 주신 말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혜민스님은 2020년 한 방송에 출연해 사업을 하고 고가의 주택과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공개해 불교가 추구하는 가치와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2020년 말부터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혜민스님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고가의 아파트를 보유한 의혹까지 받으며 ‘풀소유’라는 오명을 얻으며 대중의 비판을 받았다.
혜민스님은 2022년 5월 법보신문에 칼럼을 연재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해 9월 조계사 봉사활동에 참여한 모습을 공개하는 등 복귀의 초석을 다져왔다.
BTN은 지난 4일 혜민스님의 복귀 방송을 알리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멈추고, 삶의 깊은 의미와 진정한 행복을 되새겨 보는 시간. 혜민스님과 함께 우리 마음을 돌아보고 일상속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평화와 여유를 찾는다”고 소개했다.
혜민스님은 이번 방송에서 “인생을 살다보면 좋은 일만 있지 않다”며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너무 좋아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낙심할 것도 아니다”고 했다.
이뿐 아니라 암에 걸린 불자의 사연을 소개하며 혜민스님은 “오히려 제2의 인생,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불자의 아들이 대기업에 취업한 지 6개월만에 퇴사한 사연도 알리며 “정말로 원했던 것이 이뤄져서 행복할 것 같은 목표가 달성됐지만 막상 허탈감이 들고 내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깨달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혜민스님의 복귀를 두고 대중의 평가는 여전히 싸늘한 모양새다.
각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혜민스님의 방송에 대한 의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를 향한 비판 여론도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풀소유’ ‘플렉스님’ ‘공수레풀수거’ 등 혜민스님의 오명 등을 나열하며 “종교인이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사과하고 방송에 복귀하는 것이 맞는 거냐”고 했다.
이외에도 혜민스님 국적이 미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방송 활동으로 방향을 잡은 혜민스님을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의 댓글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이 누리꾼은 혜민스님의 방송을 본 뒤 “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게 죄는 아니다”면서도 “혜민스님이 퇴출당한 건 삶 자체가 거짓이서다. 무소유를 떠들면서 풀소유를 실천한 이중성, 거짓된 삶이 문제인 것”이라고 했다.
또한 “대중은 혜민스님에게 원한 것이 없다. 그저 무소유, 무소유하는 걸 대중이 들어주고 공감했는데 정작 혜민스님은 폴소유 중인 사기꾼이었다는 게 들통하서 퇴출당한 것이다”고 했다.
해당 댓글은 수백명의 누리꾼의 지지를 얻으며 ‘베스트 댓글’로 확정되기도 했다.
혜민스님은 청소년기를 국내에서도 보낸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햄프셔대에서 종교학 교수를 지냈다. 그는 2000년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받아 예비 승려가 됐고 2008년 직지사에서 비구계를 수지해 조계종 정식 승려가 됐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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