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영상테마파크 철거? ‘주몽’이 맹근 관광객이 솔찬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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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찾은 전남 나주시 공산면의 나주영상테마파크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지난해 5월부터 나주 시민단체와 전라남도, 나주시는 나주영상테마파크 내 드라마 '주몽' 세트장 전면 철거 계획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나주시와 전라남도는 지어진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영상테마파크가 노후화로 인해 찾는 관광객이 줄었고 적자에 안전 문제까지 겹쳐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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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찾은 전남 나주시 공산면의 나주영상테마파크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내부로 통하는 입구 역시 굳게 잠긴 상태. 이곳은 2006년 드라마 ‘주몽’을 시작으로 ‘태왕사신기’ ‘도깨비’, 영화 ‘해적’ ‘신과 함께2’ 등을 찍으며 연간 최대 50만명, 평균 3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였다. 저잣거리, 삼족오광장, 부여궁, 철기방 등 초기 삼국시대를 재현한 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던 테마파크 경내는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고구려궁(1만6000㎡)을 제외하고 모두 철거돼 황량한 분위기였다. 주변 도로에는 ‘남도의병역사박물관 건립 사업부지 분묘 개장 공고’ 펼침막과 시민단체가 건 ‘존치하겠다던 고구려궁 왜 때려 부숴?’라고 써진 펼침막이 곳곳에서 보였다.
지난해 5월부터 나주 시민단체와 전라남도, 나주시는 나주영상테마파크 내 드라마 ‘주몽’ 세트장 전면 철거 계획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나주시는 2020년 7월 전라남도가 공모한 남도의병역사박물관 건립사업에 응모하며 영상테마파크를 사업 부지로 제시했다. 사업계획을 보면 내년 의병의 날(6월1일) 개관을 목표로 422억원(국비 169억원)을 투입해 임진왜란부터 구한말까지 호남 의병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을 설립하게 된다. 이 사업은 옛 부여궁 자리에 들어서는 1단계 박물관 조성사업(연면적 8300㎡)과 고구려궁을 포함한 전체 터를 대상으로 하는 2단계 역사정원(36만4000㎡) 사업으로 이뤄진다.
나주시와 전라남도는 지어진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영상테마파크가 노후화로 인해 찾는 관광객이 줄었고 적자에 안전 문제까지 겹쳐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라남도 문화자원과 관계자는 “고구려궁은 원래 드라마 세트장으로 지어진 곳이라 건축법에 따른 다중이용시설로 활용하려면 내진설계, 구조보강 등 리모델링 비용이 280억원으로 추산된다는 타당성 평가 용역 결과가 나왔다. 시민들의 반대로 일단 철거는 멈췄으나 역사성 등을 고려하면 보존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나주시민단체는 고구려궁이 박물관 자리와 100m 이상 떨어져 있어 공간을 분리할 수 있고, 안전진단에서도 ‘보통’ 등급으로 나온 만큼 굳이 철거 해야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한다. 나성운 고구려궁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 대표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고구려궁을 존치해 삼국시대부터 한말까지 역사를 보여주는 테마파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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