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청년에 더 많은 기회"···4대그룹 유일 신입 공채 스타트

박민주 기자 2024. 3. 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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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사 19곳 11일부터 접수
글로벌 빅테크 인력 감축 와중에
올해도 1.6만명 가량 새로 뽑을듯
현대차·LG·롯데도 수시채용 활발
AI發 글로벌 인재 선점 경쟁 치열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서울경제]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이 올해 상반기 1만 명 안팎의 신입 사원 공채를 시작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가운데도 삼성은 창업부터 이어온 인재 제일 경영 철학을 고수하며 올해도 대규모 채용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계열사 19곳에서 올해 상반기 신입 사원 공채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공채에 나선 계열사는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009150)·삼성SDI(006400)·삼성SDS·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물산(028260)·삼성중공업(010140)·삼성엔지니어링(028050)·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삼성증권(016360)·삼성자산운용·호텔신라(008770)·제일기획(030000)·에스원(012750) 등이다.

지원자는 11~18일 삼성 채용 홈페이지(삼성 커리어스)에서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에 지원서를 내면 된다. 이후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4월), 면접(5월), 건강검진을 거쳐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디자인 등 일부 직군은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와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병행한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처음으로 공채를 도입한 후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1993년 최초로 여성 신입 사원 공채를 도입했고 1995년에는 입사 지원 자격에서 학력을 제외하는 등 열린 채용 문화를 이끌어왔다. 특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유튜브·이베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섰지만 삼성은 올해도 대규모 공채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4만 명 이상을 채용했으며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8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1년에 약 1만 6000명 꼴이다. 공격적인 채용으로 직원 수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 수는 2018년 10만 3011명에서 올해 1월 12만 732명으로 증가했다.

삼성의 공격적인 신입 사원 공채는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이재용 회장의 뜻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 철학을 이어받아 삼성 내 조직 혁신을 주도해왔다. 이 회장은 평소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자”며 “잘못된 것, 미흡한 것, 부족한 것을 과감히 고치자”고 강조해왔다. 이 회장은 더 나아가 기술 인재 선점을 통한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1월 삼성전자 명장 15인을 만난 자리에서 “미래는 기술 인재의 확보와 육성에 달려 있다”며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를 공정하게 선발하고 직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채용 및 인사 제도 혁신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을 선두로 주요 대기업들도 3월 신입 사원 채용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주요 기업이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지만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예전 공채 시스템과 비슷하게 3월과 9월 등 특정 기간을 정해 놓고 집중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14일까지 신입 사원과 채용 전환형 인턴 사원 모집한다. 연구개발(R&D), 디자인, 생산·제조, 사업·기획 등 6개 분야 24개 직무에서 선발한다. LG(003550)그룹은 현재 LG전자(066570)와 LG디스플레이·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 등 7개 계열사의 신입·경력 사원 채용을 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3월부터 도입한 ‘3·5·7·9 채용 캠페인’을 통해 매년 3월과 5월, 7월, 9월을 ‘집중 채용 기간’으로 정했다.

롯데그룹도 올해부터 LG처럼 예측 가능한 수시 채용을 도입했다. 계열사별 채용 일정을 맞춰 3·6·9·12월에 신입 사원 채용을 동시 진행한다. 이번 달에는 롯데케미칼(011170)·롯데바이오로직스·롯데호텔 등 10개 계열사가 롯데그룹 채용 통합 페이지에서 신입 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25일까지 올해 상반기 신입 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한화는 다음 달 7일까지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한화엔진 등 5개 한화에너지 계열사에서 신입 사원 통합 채용에 나선다. 네이버도 네이버페이·네이버랩스 등 4개 법인에서 18일까지 신입 사원 채용을 예정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주요 기업들이 우수 인재 확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핵심 분야 인력 충원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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