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방망이 시동’ 최지만, 이 고비 넘기면 갑부 구단 주전 1루수? 왜 그런 전망 나오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면서도 보인 자신감이 시범경기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개막 로스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최지만(33‧뉴욕 메츠)이 실력으로 경쟁자들을 앞서 나가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개막 엔트리 진입이 보이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주전 1루수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팀 1루를 둘러싼 사정이 꽤 복잡한 까닭이다.
최지만은 10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쉐보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세인트루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5번 1루수로 출전해 좋은 타격감으로 모처럼 기분을 냈다. 3월 들어 출전 기회가 뜸해 자신의 방망이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최지만은 이날 3타수 3안타에 1볼넷, 그리고 타점과 득점을 하나씩 추가하며 모처럼 폭발했다. 경쟁자들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과시하며 메츠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은 하루였다.
3월 들어 가진 시범경기에서 안타가 없어 시범경기 성적이 떨어짐과 동시에 다소 초조한 상황이 됐던 최지만은 이날 5번 1루수로 출전해 첫 타석부터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안타 세 방을 날렸다. 여기에 볼넷 하나를 고르면서 이날 네 번의 타석에서 모두 출루하는 절정의 활약을 선보였다. 팀 9-3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투수는 좌완 스티븐 매츠였다. 2021년 토론토 소속으로 29경기에서 150⅔이닝을 던지며 14승7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하는 등 풀타임 선발로 뛰면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둘 수 있는 4~5선발급 선수로 뽑힌다. 무엇보다 최지만은 경력 내내 ‘좌완에 약하다’는 선입견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어쩌면 이날이 중요한 시험대였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남을 만한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는지 실험하는 날이었던 셈이다.
최지만은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알기라도 하듯 시작부터 장타로 매츠를 두들기며 좋은 시작을 알렸다. 1-0으로 앞선 2사 2루에서 3구째 바깥쪽 유인구를 그대로 받아쳐 좌익수 키를 넘기는 인정 2루타를 날렸다. 좌익수 알폰소 리바스가 이를 쫓아 마지막 순간 뒤로 넘어질 정도로 쫓아갔으나 타구를 잡지 못했고, 타구는 원바운드 이후 펜스를 넘겨 1타점 2루타로 이어졌다. 좌완 상대로 장타를 때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4-0으로 앞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매츠의 6구째 커브를 잘 골라내 볼넷을 얻어냈다. 끈질긴 승부와 좋은 선구안이 돋보였다. 메츠가 여전히 4-0으로 앞선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타구 속도는 104.9마일(168.8㎞)짜리 중전 안타를 때려 일찌감치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여전히 4-0의 스코어가 이어진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팀의 빅이닝에 일조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승부했다. 역시 잘 맞은 타구는 시속 108.2마일(174.1㎞)로 우측 펜스를 향했다. 이날 양팀 선수들이 만들어 낸 타구 중 가장 빨랐고, 무려 360피트를 날아갔는데 오히려 너무 잘 맞아 단타가 됐다. ‘베이스볼 서번트’가 집계한 기대 타율은 무려 0.980에 이르렀고,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6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사실상 장타 두 방을 터뜨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하루였다.
최지만은 이날 네 번의 출루로 자신의 시범경기 성적을 한껏 끌어올렸다. 최지만의 시범경기 타율은 전날까지 0.182였으나 이날 3타수 3안타로 타율이 0.357까지 뛰어 올랐다. 볼넷 하나까지 더 고른 덕에 시범경기 출루율은 0.500이 됐고, 장타율도 0.714로 올라 시범경기 OPS(출루율+장타율)은 종전 0.902에서 1.214로 올랐다. 물론 표본이 적어 한 경기 결과에 성적이 널뛰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최지만은 시범경기 들어 100마일 이상의 타구 속도를 기록하는 안타를 줄곧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결과는 물론 내용도 다 잡고 있는 셈이다.
그런 최지만은 경쟁자들의 성적을 압도하고 있다. 현재 뉴욕 메츠는 피트 알론소라는 부동의 주전 1루수가 있다.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 가도 주전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선수다. 다만 알론소의 백업 1루수, 그리고 알론소가 경기에 나갈 때 지명타자를 할 수 있는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가 부족하다. 메츠가 최지만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것도 그에 대한 대비 차원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마크 비엔토스, DJ 스튜어트, 그리고 루크 보이트를 최지만과 더불어 이 포지션의 경쟁자들로 보고 있다.
현지 언론의 메츠 26인 개막 로스터 예상에서 최지만은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고, 빠져 있는 경우도 있다. 아직까지는 로스터 합류를 보장받지 못한 채 애매하게 걸쳐 있다고 보는 게 맞는다. 하지만 지금 성적으로만 로스터를 결정한다면 최지만은 경쟁자들에 훨씬 앞서 있다. 마크 비엔토스는 타율 0.200, 출루율 0.231, 장타율 0.360, OPS 0.591에 그치고 있다. 최지만 OPS의 절반 수준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더 심각하다. DJ 스튜어트는 6경기에서 타율 0.118, 출루율 0.167, 장타율 0.118, OPS 0.285에 머물고 있다. 타율도 떨어지는데 장타도 없다. 사실 최지만과 스튜어트를 직접적인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는데 최지만이 많이 앞서 나가는 셈이다. 장타가 있어 기대를 모았던 루크 보이트는 굳이 OPS를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저조한 타율(.056)에 허덕이고 있다. 타율이 채 1할도 안 된다. 이대로는 시범경기 컷오프의 위기다.
만약 최지만이 이 고비를 넘기고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 1루수 백업 및 지명타자로서의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메츠라는 갑부 구단의 주전 1루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전 1루수인 피트 알론소의 향후 거취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메츠가 알론소를 어떻게 대우할지는 현재 구단 최고의 오프시즌 이슈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아직 정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뉴욕 메츠의 2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알론소는 메츠 중심타선의 희망으로 떠오른 이후 계속해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알론소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19년 161경기에서 무려 53개의 홈런과 120타점을 기록하며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는 데뷔를 가졌다. 당시 알론소는 올스타는 물론 당연히 신인상에 올랐고,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메츠가 주전 1루수를 얻는 순간이었다.
알론소는 이후 비교적 꾸준하게 활약하며 팀 중심타선을 지켰다. 타율이나 출루율이 높은 성향의 타자는 아니지만 어마어마한 홈런 파워로 리그를 대표하는 슬러거로 거듭났다. 알론소는 2021년 37홈런, 2022년 40홈런, 2023년 46홈런을 기록하는 등 매년 40개 이상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로 활약 중이다. 2022년은 131타점, 2023년은 118타점으로 타점 부문에서는 매년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2022년은 MVP 투표 8위, 2023년은 17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알론소는 2024년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브랜든 니모 등 몇몇 선수들과는 이미 연장 계약을 한 메츠지만, 유독 알론소 연장 계약 협상은 잘 풀리지 않는다. 메츠가 리그에서 손꼽히는 자금력의 팀이지만, 알론소 측의 요구 조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알론소는 지금까지 줄곧 “메츠에서 계속 뛰고 싶다”며 연장 계약에 열려 있는 듯한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2024년 시즌 개막이 코앞인 지금도 연장 계약은 합의되지 않았다. 실제 아직 시작도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알론소는 대리인을 스캇 보라스로 바꿨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전트이자, 구단으로서는 악마인 보라스는 고객을 연장 계약보다는 FA 시장으로 인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시장에 나가야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에서는 “알론소는 FA 시장에 나갈 것이며, 연장 계약 논의는 사실상 끝났다”고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메츠는 시즌 중반 팀 성적을 보고 알론소를 트레이드하는 강수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시선이다.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 구단주의 인수 이후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지난해 팀 연봉 순위 1위에 올랐던 메츠는 일단 1~2년 더 내실을 다진 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실제 지난 시즌 중반에는 우승 청부사였던 저스틴 벌랜더와 맥스 슈어저를 모두 트레이드했을 정도였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만약 메츠가 올 시즌 중반 포스트시즌을 노리지 못할 성적이라면, 어차피 연장 계약이 힘든 알론소 또한 트레이드할 수 있다. 그리고 추가적인 영입 없이 2024년 시즌이 끝나기를 기다린 뒤 다시 FA 시장을 물색할 수 있다.
이 경우 최지만은 알론소의 뒤를 이어 주전 1루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어차피 최지만의 연봉은 메이저리그 진입에 인센티브를 모두 챙겨도 350만 달러로 메츠로서 그렇게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 역시 시즌 뒤 FA 자격을 얻기는 하지만, 최지만도 같이 트레이드하는 것보다는 팀에 남겨 2024년 남은 시즌을 책임지게 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모든 것은 최지만이 개막 로스터 경쟁에서 이겨 시즌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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