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돈 없어 풀만 먹는다'는 옛말"…천정부지 채소값에 식탁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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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서 풀 뜯어먹고 산다는 것도 옛말이에요."
10일 오전 9시 서울 청량리 경동야채도매시장을 방문한 40대 김모씨는 한눈에도 담긴 것이 별로 없어 보이는 장바구니를 든 채 이렇게 말했다.
쌈채소를 찾던 60대 김모씨는 "상추는 값이 조금 내렸는데 그래도 비싸다"며 "10만원 정도 들고 시장에 와서 채소를 사면 10일 정도 거뜬히 버텼는데 이젠 일주일만에 다 먹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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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서 풀 뜯어먹고 산다는 것도 옛말이에요."
10일 오전 9시 서울 청량리 경동야채도매시장을 방문한 40대 김모씨는 한눈에도 담긴 것이 별로 없어 보이는 장바구니를 든 채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이날 좀더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채소를 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휴일인데도 아침 일찍 일어나 집 앞 대형마트 대신 경동도매시장을 찾았다.
30분 넘게 장을 봤지만 장바구니에 담은 것은 애호박 1개와 봄나물 두단이 전부. 김씨는 "시장 가격은 좀 나을까 해서 왔는데 여기도 생각보다 너무 비싸다"며 "과일이야 비싸니까 안 먹고 살 수도 있지만 반찬에 쓸 채소까지 이러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김씨의 남편 양모씨는 "알배추가 비싼 건 5000원이 넘는다"며 "웬만한 건 다 두세달 전보다 두배 정도 오른 것 같은데 특히 대파는 가격이 너무 올라서 손이 안 간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를 지켜보던 상인 A씨는 "대파 쓸만한 건 한 단에 4000원 이상은 받아야 남는다"며 "그래도 최근 들어 가격이 조금 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외에도 이날 시장을 찾은 이들 대부분이 '금값'이 된 과일은 고사하고 채소마저 집어들기를 망설였다. 쌈채소를 찾던 60대 김모씨는 "상추는 값이 조금 내렸는데 그래도 비싸다"며 "10만원 정도 들고 시장에 와서 채소를 사면 10일 정도 거뜬히 버텼는데 이젠 일주일만에 다 먹는다"고 말했다.
천정부지로 오른 채솟값이 부담스럽기는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말라버린 채소 밑단을 잘라 포대에 넣던 한 채솟가게 주인은 "코로나 때보다 장사가 더 안 된다"며 "사람들이 사질 않으니 하루에도 버리는 채소가 한포대씩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옆가게 주인도 "가격을 물어보고 놀라서 그냥 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일단은 팔아야 마진을 남기든 말든 할텐데 팔리질 않으니 속이 탄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채소 가격은 1년 전보다 12.2% 올랐다.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평균가격인상률은 10%대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채소 가격은 훨씬 더 크게 올랐다. 특히 대파 가격은 1년 전보다 50% 넘게 올랐다. 배추와 시금치, 가지도 가격이 2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눈과 비가 예년보다 많이 내리고 일조량이 40% 이상 감소하면서 재배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부터 기온이 오르고 일조량이 늘어나면 농산물 수급 상황이 지난달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다.
정부는 비상수급안정대책반을 가동, 600억원을 투입해 주요 먹거리 체감가격을 40~50% 낮추는 등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을 이어가는 한편 품목별 동향을 일일 점검하는 등 수급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 회의에서 "2월 소비자물가가 국제유가 상승과 농산물 가격 강세 등으로 3.1% 상승하면서 물가 하향 흐름이 주춤한 모습"이라며 "최근 물가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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