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감축 바람에도… 이재용 `인재제일` 뚝심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들이 11일부터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 공개채용 절차에 돌입한다. 삼성의 올 상반기 대규모 공개채용은 글로벌 빅테크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유튜브 등이 잇따라 감축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으로, 삼성의 '인재제일(人材第一)' 경영 철학을 보여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그 동안 수차례 현장 방문에서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올해 초 첫 경영 행보로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차세대 통신기술 개발을 점검한 후 가진 삼성 명장 간담회에서 "기술 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다.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앞선 주요 현장 방문에서도 젊은 기술 인재의 중요성을 수차레 강조해 왔다. 대표적으로 작년 2월 삼성전자 온양·천안 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으며, 2022년 10월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가진 이건희 회장 2주기에서는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다.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2018~2020년 3년간 4만명 이상을 채용했다. 2022년 5월에는 2026년까지 5년간 8만명을 신규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이번 공채도 이 일환으로 진행된다.
올 들어 글로벌 빅테크 업체인 MS가 1900명, 구글 1000명, 유튜브가 100명의 인력를 각각 감축했고,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이번 공채가 진행된 것은 이 회장의 인재 경영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재계 평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5% 급감한 6조5670억원에 그쳤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오히려 채용에 고삐를 당기는 모습이다. 이 회장이 지난달 초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경영권 부당 승계' 의혹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에 투자뿐 아니라 일자리 확보에도 힘이 실렸다는 평이 나온다.
삼성은 이러한 이 회장의 철학에 따라 나이나 국경에 엮매이지 않는 열린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기 위해 지난달 90개 직무에 걸쳐 경력 채용을 실시했으며, 작년 하반기부터는 국내서 유학 중인 석·박사 외국인 학생도 채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래 신기술을 연구하는 SAIT에 함돈희 하버드대 교수를 영입해 부원장으로 선임하며 기술 인재 선점을 통한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 외에도 삼성은 청년 기술 인재 양성과 국가산업 발전 지원 차원에서 국내외 기능경기대회도 후원하고 있다. 2007년 일본 시즈오카 대회부터는 국제기능올림픽을 8회 연속 후원했으며, 국내서는 2006년 고용노동부와 기능장려협약을 체결한 뒤 2007년부터 17년 연속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은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신 기술 인재를 매년 100여명씩 특별 채용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500여명에 육박한다.
한편 삼성을 비롯한 현대차, LG, 롯데 등도 이달 신입·경력 채용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14일까지 주요 계열사들이 연구개발, 디자인, 생산·제조, 사업·기획, 경영지원, IT 등 분야에서 신입·인턴 채용에 나선다. LG는 7개 계열사가 이달 신입·경력 채용을 진행 중으로 인공지능(AI), 로봇, 소프트웨어,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차세대 전지 개발 등이 채용 분야다. 롯데그룹은 채용뿐 아니라 올 상반기 재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주요 계열사들이 체험형 인턴을 모집한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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