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밸류업 가이드라인 나온다…‘원조’ 일본 사례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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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원 방안'이 속도를 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시행한 만큼 우리도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참고할 것"이라며 "밸류업 자문단은 물론 기업, 금융당국 의견 등을 수렴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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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원 방안’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조명현 고려대 교수(경영학)를 위원장으로 한 기업 밸류업 자문단 첫 회의를 열어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수립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오는 6월까지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사들이 자율 공시를 시행할 예정이다.
상장사 스스로 중장기 기업가치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지침인 이 가이드라인은 ‘밸류업 원조’인 일본 사례를 통해 미리 엿볼 수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JPX)는 지난달 국내·외 투자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29개 상장사의 밸류업 공시 모범사례를 모아서 공개했다. 일본 밸류업 공시의 핵심은 투자자 관점을 반영한 기업의 자본 비용과 수익성·주가 진단, 대책 수립 및 대외 공시, 주주·투자자 소통 등으로 이뤄진다. 이를 거래소가 모니터링하고 투자자들이 뽑은 우수 사례집을 발표해 상장사들의 주주 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셈이다.
사례집을 보면, 일본 최대 석유·가스 개발업체인 인펙스는 지난해 8월 반기 재무 실적을 발표하며 최근 5년치 주가순자산비율(순자산 대비 시가총액, PBR) 추이와 현재 0.5배 수준에 불과한 이 지표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향후 계획을 제시했다. 글로벌 음향기기 제조사 토아는 주주와 투자자 정보제공(IR)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이들의 견해를 이사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해 안건 심의에 반영되도록 했다.
‘깜깜이’ 경영진 보상체계의 투명성을 대폭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 일본 스미토모그룹 산하 목조주택 건설 및 부동산 개발업체인 스미토모 임업이 지난해 8월 공시한 분기 실적 보고서에는 이사들의 보수·보너스·주식 보상(RA)의 구체적인 구성 비율은 물론, 임원들의 성과에 기반한 보너스·주식보상 계산 방법까지 담겼다.
지난해 5월 캔 등 포장 용기 제조사인 도요 세이칸 그룹 홀딩스는 오는 2027년(회계연도 기준)까지 향후 5년치 회사의 현금 배분 정책을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배당금 지급에 800억엔, 자사주 매입에 1천억엔 등 총 1800억엔을 주주 환원에 쓰겠다고 제시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시행한 만큼 우리도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참고할 것”이라며 “밸류업 자문단은 물론 기업, 금융당국 의견 등을 수렴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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