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진짜 다이어한테 밀렸나…강팀과 경기 때 지켜봐야

박효재 기자 2024. 3. 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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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축구 대표팀 부동의 센터백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소속팀 경기에서 두 차례 연속 선발 멤버에서 밀렸다. 시즌 도중 토트넘(잉글랜드)에서 영입된 에릭 다이어가 김민재 자리에 계속 나서고 있고, 팀도 계속 승리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뮌헨은 10일 마인츠와의 2023~2024 분데스리가 25라운드 홈경기에서 8-1 대승을 거뒀다. 4-2-3-1 포메이션에 다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 선발 센터백 조합을 들고나왔다. 김민재는 후반 30분, 7-1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다이어 대신 들어가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민재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것은 지난 6일 라치오(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홈경기에 이어 두 번째다. 반면 다이어는 이 경기 포함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최근 출전 시간을 점차 늘리고 있고, 팀도 승리를 거두는 일이 많아지면서 김민재의 주전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뮌헨의 최근 승리는 비교적 압박이 느슨하고, 발 빠른 공격수가 없는 팀을 상대로 거둔 것이다. 발이 느리고 압박에 취약해 토트넘에서 내내 벤치 신세였던 다이어의 단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기였다. 실제로 라치오는 최근 자국 리그에서도 5경기 2승 3패에 그칠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고 기복이 심하다. 순위도 중위권인 9위에 머물러 있다. 마인츠는 이번 시즌 단 2승(10무 13패)을 거두며 강등권인 17위까지 떨어진 팀이다. 두 팀은 뮌헨전에서 아예 압박하지 않거나 덤벼드는 수비로 공간을 내주며 자멸했다.

다이어(왼쪽)가 지난 1월 우니온 베를린과의 분데스리가 데뷔전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빠르고 수비 뒷공간 공략을 잘하는 강팀을 만나게 된다면 결국 김민재를 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라치오전 이전부터 김민재의 뛰어난 수비 능력을 칭찬하면서 높은 기대치에 김민재에 대해 박한 평가를 하는 독일 매체들의 지적을 반박했다.

김민재가 주축 수비수들의 잦은 부상 등 팀 내 사정으로 제대로 수비 호흡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위치 선정, 볼 운반능력, 수준급 패스로 수비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 덕목들을 다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기당(90분 기준) 2.18개의 가로채기는 유럽 주요 5대 리그 수비수 중에서도 상위 1% 안에 드는 높은 수치라고 짚었다. 특히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미 다음 시즌 사임을 발표한 상황에서 다음 시즌에도 입지가 흔들리지 않을 몇 안 되는 선수로 지목했다.

김민재의 뛰어난 스피드, 판단력, 과감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문제는 투헬 감독이 사실상 백스리를 형성하는 전술로 다이어의 롱볼 패스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고, 다이어와 더리흐트 조합으로 계속 승리하면서 무조건 선발 멤버를 장담할 수는 없다는 데 있다. 최근 뮌헨은 경기 중 수비력이 좋은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가 한 칸 내려와 백스리를 만드는 장면을 자주 보여준다. 고레츠카가 왼쪽 센터백처럼 서서 다이어의 부족한 수비력을 보완하고, 다이어는 전진 배치한 좌우 풀백 혹은 이들과 활발히 자리를 바꾸며 침투 공간을 만드는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에게 롱볼 패스를 뿌려주는 식이다.

뮌헨은 자국 리그는 물론 매 시즌 UCL 우승을 노리는 강팀이다. 늘 주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여기에 전술변화를 자주 가져가는 투헬 감독까지 만나면서 주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김민재도 주전 경쟁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김민재로서는 고레츠카의 움직임을 참고할 만하다. 김민재, 다이어, 더리흐트로 이어지는 백스리 선발 조합도 염두에 두면서 롱볼 패스 등 비교적 약점으로 지목되는 부분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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