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폭탄 넣어야 정신차려”…공무원 죽음 부른 ‘마녀사냥’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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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지난 8일 경기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악성 민원인에 대한 고소·고발을 의무화하고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이날은 도로 보수 관련 민원에 시달리다 온라인 카페에 신상정보가 공개됐다가 지난 5일 숨진 채 발견된 김포시청 9급 공무원 ㄱ(37)씨의 발인이 이뤄진 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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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사이 악성 민원 받았다’ 84%
‘퇴근 뒤에도 스트레스’ ‘무기력’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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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같은 공무원’, ‘민원 폭탄을 넣어야 정신 차린다’, ‘멱살을 잡고 싶다’ 이것은 행정기관에 대한 정당한 요구가 담긴 민원입니까, 그저 공무원 노동자를 괴롭히기 위한 마녀사냥입니까?”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지난 8일 경기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악성 민원인에 대한 고소·고발을 의무화하고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이날은 도로 보수 관련 민원에 시달리다 온라인 카페에 신상정보가 공개됐다가 지난 5일 숨진 채 발견된 김포시청 9급 공무원 ㄱ(37)씨의 발인이 이뤄진 날이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공무원들을 괴롭혀 온 악성 민원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공노총에 따르면, 2022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1238만1209건이다. 여기에 부처·지방자치단체 등의 방문민원까지 합치면 민원 건수는 최소 2000만건에 달한다는 것이 공노총의 설명이다. 공노총이 지난해 조합원 70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84%가 ‘최근 5년 사이 악성 민원을 받았다’고 답했다. 악성 민원을 받은 횟수는 월평균 1~3회가 42.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월평균 6회 이상도 15.6%, 4~5회도 12.1%로 나타났다. 월평균 1회 미만은 30%였다.
후유증도 상당했다. 응답자들은 악성 민원을 받은 뒤 후유증으로 ‘퇴근 뒤에도 당시의 감정으로 인한 스트레스’, ‘업무 집중력 감소 등 무기력함’, ‘새 민원인을 상대하는데 두려움’ 등이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대응책은 마땅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8.3%는 ‘현재 근무처의 악성 민원 대응 방법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76.3%는 ‘악성 민원 대응과 관련해 기관에서 적절한 조처가 없다’고 답했다.
이러다 보니 국가공무원의 감정노동 수준이 ‘위험’ 범주에 속한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인사혁신처가 지난해 9월 중앙행정기관 소속 공무원 1만98명을 대상으로 공무원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감정노동 실태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감정노동의 원인으로는 ‘장시간 응대와 무리한 요구로 업무방해’가 31.7%로 가장 많았고, ‘폭언·협박’(29.3%), ‘보복성 행정제보·신고’(20.5%)가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감정노동 대응 방법으로 외부 지원을 받아 해결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참아서 해결(46.2%)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앞서 김포시청 9급 공무원 ㄱ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이 수행한 김포 한강로 포트홀 보수 공사와 관련해 항의성 민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홀 보수 공사와 관련된 게시글이 올라온 김포지역 부동산 카페에는 ㄱ씨 실명과 부서, 직통 전화번호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ㄱ씨는 지난 4일 동료 직원들에게 자신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인터넷 카페를 언급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ㄱ씨는 이날 퇴근 뒤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다음 날 5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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