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되찾고 합리적 방안 논의해야”…일부 교수·전문의들 시국선언

▲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교수들까지 사의를 밝히면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부 교수와 전문의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동료들에게 연대를 호소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10일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8개 병원 교수와 전문의 16명은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해 전자 설문 방식으로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전국 수련병원 소속 교수와 지도전문의’ 명의로 선언문을 게시하고 “현재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혼란이 빠뜨리고 있으며 이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이해관계자는 이성을 되찾고 정부와 의료계 대표는 함께 허심탄회하게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해법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 온라인 사이트 캡처

선언문에는 정부가 전공의들을 향한 위압적 발언과 위협을 중단하라는 것, 정부가 필수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 것, 의대 정원을 포함한 정책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할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전국의 수련병원 교수·전문의들을 향해 “모든 의사 구성원이 단합하여 현재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며 서명을 요청했다.

선언에 참여한 교수와 전문의들은 “환자를 위해 현장에서 사력을 다해 매일을 버티고 있지만 이미 한계에 다다랐으며 최악의 의료 파국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국민을 향해서는 “기성세대로서 의료계의 현재 모습에 책임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의료혼란을 초래한 책임은 전공의가 아닌 우리를 비롯한 기성세대를 향해야 함이 마땅하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도적인 시각에서 의료를 깊이 있게 바라보고, 국민이 안심하고 올바르게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더욱 고민하여 진정한 의료개혁에 앞장서겠다”며 “의사들에 대해 느꼈던 실망감을 이해한다. 상황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