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정조준한 공정위… `디지털 광고 독점` 의혹 "딱 걸렸어"

시장경쟁 저해 행위 여부 조사
美·EU 등 이미 제재절차 착수
플랫폼법에 탄력 가할지도 관심

구글. 로이터 연합뉴스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쟁당국은 이미 구글의 행위가 독점력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제재를 진행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온라인 및 동영상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영업 방식이 독점력 남용을 통한 시장 경쟁 저해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구글은 해당 광고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직접 디지털 광고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별도의 회사인 애드 익스체인지(AdX) 등을 통해 구글 검색으로 접속할 수 있는 웹사이트와 광고주 간의 중개 역할도 맡고 있다.

공정위는 구글이 이같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자의 진입을 막거나 자사 광고 플랫폼 이용을 강제하는 등의 행위를 했는지를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U와 미국 경쟁당국은 이미 구글의 독점력 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6월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행위를 제재해야 한다는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그러면서 구글이 광고 사업 일부를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냈다.

미국 법무부도 지난해 1월 구글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있다며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고, AdX 등의 광고 관리 플랫폼을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도 지난해 11월 디지털 광고 시장의 사업 실태 조사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며 구글을 정조준한 상태다. 디지털 광고 시장 구조와 운영실태를 분석하는 것으로 관련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보유한 구글 조사를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는 해석이다.

구글에 대한 이번 조사가 공정위가 추진하는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에 탄력을 가하는 매개가 될 지 여부도 관심사다. 플랫폼법이 국내 기업에만 엄격하게 적용되고 해외 업체는 법망을 피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추진 동력이 약화됐는데, 구글의 불공정 행위를 밝혀내게 되면 법 제정의 정당성이 커져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유튜브 뮤직의 끼워팔기 행위에 대해 지난해 현장조사를 했고, 현재 제재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