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첨단 반도체 개발 억제’에…中, 35조원 규모 펀드 조성

미국 정부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억제하고 나서자, 중국이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270억달러(약 35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인 ‘대기금’(Big fund·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은 2019년 조성했던 2000억위안(약 36조원) 규모의 ‘2차 펀드’ 금액을 뛰어넘는 3차 펀드 조성을 위해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뒤로 미국 성조기가 보인다. / 로이터 연합뉴스

3차 펀드의 자금 대부분은 지방 정부, 지방 정부의 투자 기관, 국영 기업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 정부는 극히 일부만 출연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상하이와 기타 대도시 정부, 중국 청통 홀딩스 그룹, 국가개발투자공사 등이 3차 펀드에 각각 수십억 위안을 투자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투자금에 대한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마무리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금은 그동안 중국 반도체 기업의 재정을 지원하는 주요 수단이었다. 중국 정부는 대기금을 활용해 2014년부터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SMIC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에 약 45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2019년에 만든 2차 펀드 자금을 활용해 중국 현지 48개 반도체 회사의 지분을 확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기금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기관은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승인을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며 “이는 다른 잠재적 투자자로부터 더 많은 정책 지원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첨단 무기 개발을 막고,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정보통신(IT) 기업을 잇달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미국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에 기술이나 부품, 장비를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반도체 생산업체 SMIC, 중국 국영 반도체 회사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 중국 최대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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