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차로 줄여 보행로 2배로 늘린다…창경궁로 0.5㎞ 10월까지 공간 재편
서울 구도심의 보행로를 2배 가까이 확대해 걸어서 인근을 찾는 유동 인구를 늘리려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차로를 줄이고 시설물을 정리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종로4가에서 을지로4가를 잇는 창경궁로 약 0.45㎞ 구간의 도로공간재편 공사를 이달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완공은 오는 10월이 목표다.
종묘·창경궁·청계천 등 관광지와 광장·방산시장, 세운상가, 먹자골목, 종로 약국·귀금속거리 등 상업지구가 밀집한 이 지역은 좁은 보행로 위에 상가 시설물이 난립하고 보도의 포장도 노후화돼 걷기 불편한 지역으로 꼽혀 왔다.
이에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1개 차로를 줄이고, 지하상가 출입구 등 구조물을 정리해 1.3m 수준이었던 보행 공간을 3.3m로 2배 확대한다. 보행로는 창경궁 명정전 바닥 무늬를 활용한 디자인으로 교체한다.
또 이면도로 접속부는 횡단보도로 연결하고, 건널목 인근 노상주차장을 정비해 보행 이동성을 높일 예정이다. 일대 의상실·조명·가구 등 상가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사용하는 주차 공간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도로교통법에 저촉되는 건널목 가장자리나 횡단보도 10m 이내 조업 주차면을 일부 없애는 것이다.
차도와 자전거도로는 분리해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가 차량과 다른 공간을 달릴 수 있게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창경궁로가 유적지와 전통시장 등을 따라 걷기 좋은 공간으로 재편되면 서울의 전통과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산책 코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낙후된 지역을 개선하는 만큼 이동 편의성이 좋아지고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도심은 대로뿐 아니라 주변 이면도로 등 골목길도 차로를 줄여 보도를 넓히는 식으로 공간의 우선순위를 차량에서 보행자로 전환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세종대로 사거리~서울역 1.55㎞ 구간은 보행로가 최대 12m까지 늘었고, 회현역~퇴계로2가 구간과 퇴계로2가~광희동사거리 구간도 1.2~3m였던 보행 공간을 최대 6m까지 넓힌 바 있다. 지난해 돈화문로~충무로 1㎞ 구간도 도로 1개 차로를 줄이면서 보도가 1m 남짓에서 2m로 확대됐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창경궁로 등이 세종대로·퇴계로·청계천과 같은 주요 보행로와 연계돼 걷기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도로재편 사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도 자동차 중심 교통체계를 대중교통과 자전거 등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3141118001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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