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 의대 증원, 올 수능 이과생에게 미칠 영향은? “수시·정시 상향 지원↑·중상위권 대학 합격선↓…n수생, 고3에게 영향 크지 않아”

마송은 2024. 3. 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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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이 올해 수능을 보는 중상위권 이과생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복수의 입시 전문가에 따르면,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 학생 2000명이 의대로 가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중상위권 이과생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공대를 지원하려 했던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로 가게 되면 자연스레 한 그룹씩 상향 합격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이런 현상은 서울 중위권 대학 자연계·공대까지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증원, 상위권 이공계 대거 의대로 쏠림

의대 증원 여파로 수시·정시 모두 상향 지원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2024학년도 정시 접수 당시,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가 맞물리면서 자신의 점수보다 상향 지원한 수험생이 많았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합격자 가운데 3~4등급 학생이 포함되는 등 이례적 상황이 속출한 이유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수능에서도 수험생 상향 지원이 지속된다면, 최상위권만 변동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각 대학 합격선이 예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의 합격선이 낮아지면 대학 신입생 중도탈락자는 작년보다 더욱 많아질 수 있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2023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중도탈락자가 2131명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았다. 2019년 1339명, 2020년 1415명, 2021년 1624명, 2022년 1971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 입학 후 반수·재수 등을 통해 다시 수능을 보는 엔(n)수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임 대표는 “올해 상위권 이공계 대학 신입생, 재수생 등 엔수생뿐 아니라, 과학고·영재고·이공계 대학 출신 기업인, 계약학과 졸업자 등의 움직임이 예상된다”며 “의대 증원이 이뤄지면 선발 인원이 5000명에 달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메디컬 고시라는 용어까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의대 증원이 올해 수능을 볼 이과생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의대 증원에 의한 영향을 체감할 수 있다”면서 “의대 지망이 아닌 상위권 이과생에게 올 수능이 유리하다는 것은 막연한 기대감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각 대학 의대별 증원 인원이 아직 확실히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수험생의 유불리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n수생, 수준 낮을수도…고3, 위축될 필요 없어

'의대 증원'이라는 올해 수능 변수에 관한 고3 수험생과 학부모의 걱정은 크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고3 학부모는 “의대를 목표로 수능을 다시 치르는 엔수생이 많아지면 표준점수가 높아져, 현 고3 학생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우려 된다”며 “아직 의대 증원 관련 사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입시 전문가들은 고3 수험생의 경우, 의대 증원 소식에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아 조언한다. 상위권 엔수생이 들어오면, 일정 부분 변동 사항이 생길 수 있지만 무조건 고득점자가 들어오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엔수생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작년 수능은 엔수생 고득점자가 많지 않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엔수생 수준을 높다고 전제하고 수능을 출제했지만, 수능 결과는 예상을 비껴갔다는 평가다.

김원중 입시전략실장은 “엔수생이 수능을 치르는 것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고, 의대 증원 소식에 수능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직장인이 최상위권 입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고3 수험생은 외부 상황을 걱정하기보다 묵묵하게 지금까지 해 온 공부를 지속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엔수생이 증가하는 것이 오히려 고3 학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임성호 대표는 “수능 공부를 오랫동안 하지 않은 이들도 많아 고3 수험생이 우위에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위축되지 말고 끝까지 수능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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