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삶, 익는 삶] 관계인구에서 ‘지역재생’ 해답을 찾다

박준하 기자 2024. 3. 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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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담론에 관해 사회학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해답을 제시한 역작.

책에서 말하는 관계인구는 정주인구(이주)도, 교류인구(관광)도 아닌 특정 지역에 다양한 형태로 관심을 갖고 관련된 사람을 뜻한다.

책은 ▲관계인구란 무엇인가 ▲다양한 관계인구 모습 ▲관계인구와 지역재생 ▲목표로 해야 할 것에 관해 심층적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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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삶, 익는 삶] 관계인구의 사회학
日 시마네현 중심 사례 소개
고향기부제 등 큰 영감 기대

지방소멸 담론에 관해 사회학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해답을 제시한 역작. 책에서 말하는 관계인구는 정주인구(이주)도, 교류인구(관광)도 아닌 특정 지역에 다양한 형태로 관심을 갖고 관련된 사람을 뜻한다. 최근 관계인구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체로서 주목받고 있다. 책은 2021년 오사카대학출판회에서 출간돼 온라인서점인 ‘아마존’ 등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등 화제가 됐다.

저자 다나카 데루미는 일본 시마네현립대학 지역정책학부 준교수로, 저널리스트로 출발해 지역사회 변화를 끊임없이 추적해 연구하고 보도해왔다. 옮긴이 김기홍은 본지 문화부장으로, 현재 한국농촌사회학회 수석부회장이기도 하다.

책은 ▲관계인구란 무엇인가 ▲다양한 관계인구 모습 ▲관계인구와 지역재생 ▲목표로 해야 할 것에 관해 심층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관계를 바라볼 때 양에서 질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양적인 인구 증감에는 민감하지만 질적인 고민은 그동안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수평적인 관계에 바탕을 둔 협동, 호혜성, 진심 어린 신뢰, 이익에 얽매이지 않는 담백한 관계 등이 해당한다. 지역재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관계인구가 주체로 참여하고, 지역주민도 이들과 두터운 신뢰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저자는 일본 시마네현을 중심으로 관계인구가 지역재생에 끼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다각적으로 소개하며 해법을 제시한다. 관계인구를 통해 지역자원을 상품화한 것은 물론, 폐교 직전의 고등학교를 전국이 주목하는 학교로 탈바꿈시킨 사례(시마네현 아마정), 관계인구와 힘을 합쳐 사라져가는 상점가를 살린 사례(시마네현 고쓰시), 전출자 간담회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유사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 사례(가가와현 만노정)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흔히들 ‘일본의 과거는 한국의 현재이고, 한국의 미래는 일본의 현재’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2023년 1월부터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에도 큰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관계방식 변화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자 목표이기도 하다. 책에선 ‘관계인구를 몇명 늘린 것인가’가 아닌 ‘어떠한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떠한 지역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질문에 답을 찾는 게 먼저라고 말한다. 지금이야말로 관계인구를 제대로 들여다볼 차례라는 것이다.

김주수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장(경북 의성군수)은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지방소멸 대응방안으로 꼽힌 생활인구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더 나아가 지역주민과 협력해 지역재생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시각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독을 적극 권했다.

다나카 데루미 지음, 김기홍 옮김/ 한스하우스/ 392쪽/ 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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