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인데 주가는 요지부동…CJ제일제당도 재평가 이뤄질까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이 예고됐지만 CJ제일제당의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인 식품업계의 선두주자지만 유입된 기대감은 금세 빠졌다.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면서 주가가 불기둥을 세운 자동차주, 금융주와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K-푸드 열풍이 뜨겁지만 실적은 차가웠던 점도 영향을 줬다. CJ제일제당은 한동안 '비비고' 등의 성공에 힘입어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지만 지난해엔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 핵심 사업인 식품 부문은 해외가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뛰어넘으며 성장세를 보였지만 바이오, 사료 사업 등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13일 이뤄진 실적 발표도 주가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17조8904억원, 영업이익은 35.4% 감소한 8195억원이다. CJ대한통운을 포함한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3.5%, 영업이익은 22.4% 줄었다. 다만 4분기 영업이익은 4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식품 사업은 성장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1조2644억원, 영업이익이 4.9% 늘어난 654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만 두고보면 4분기 영업이익이 87% 늘어났다. K-푸드가 미주 지역에서 인기를 이어가며 해외 식품 사업의 분기 매출도 처음으로 국내를 앞섰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CJ제일제당의 매출액을 전년 대비 5% 늘어난 18조7664억원,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1조873억원으로 전망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864억원에 달했던 F&C는 축산 제조원가가 4분기 피크였던 점, 축산가도 공급 감소, 수요 증가로 점진적 상승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영업손실은 94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김태현 IBK증권 연구원 "지난해 6년 만에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부진했던 만큼, 올해는 실적 개선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라며 "국내 가공식품 판매량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소재 원가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됨. 또 바이오와 F&C 부문도 기저효과에 따른 이익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IBK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목표가를 각각 40만원, 4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주당 배당금을 유지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CJ제일제당은 두자릿수 영업이익 감소에도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주당 배당금을 보통주 5500원, 우선주 5550원으로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2022년부터는 식품업계에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도입해 시행해오기도 했다.
실적과 규모라는 조건은 갖춰졌지만 CJ제일제당이 저PBR 종목의 '옥석 가리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저밸류 기업들 사이에서 옥석가리기가 발생할 것"이라며 "밸류업의 핵심은 주주환원 개선 가능 여부다.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국내에서도 주주 환원 여력이 높은 대형주가 앞으로의 정책 모멘텀에서 더욱 매력적일 것"이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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