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정책, 의료체계 혼란에 빠뜨려”…의대 교수·전문의 16명 시국선언 제안

이강진 2024. 3. 1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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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이탈한 데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 의사를 밝히는 가운데 일부 교수와 전문의들이 동료 의사들에게 시국선언을 제안했다.

이들은 '2024년 의료 붕괴를 경고하고 의료개혁을 촉구하는 전국 수련병원 소속 교수와 지도전문의' 명의의 선언문에서 "현재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우리는 최일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서 빠른 시일 내에 이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을 것임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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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이탈한 데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 의사를 밝히는 가운데 일부 교수와 전문의들이 동료 의사들에게 시국선언을 제안했다. 이들은 “정부는 전공의들을 향한 위압적 발언과 위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8개 병원 교수와 전문의 16명은 소속과 실명을 밝히고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해 전자 설문 방식으로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서울의 한 2차 종합병원이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이들은 ‘2024년 의료 붕괴를 경고하고 의료개혁을 촉구하는 전국 수련병원 소속 교수와 지도전문의’ 명의의 선언문에서 “현재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우리는 최일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서 빠른 시일 내에 이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을 것임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이해관계자는 이성을 되찾고 정부와 의료계 대표는 함께 허심탄회하게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해법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시국선언문에는 “정부에게 전공의들을 향한 위압적 발언과 위협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것 외에도 정부에 필수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 것, 의대 정원을 포함한 정책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할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국선언문에 참여한 이들은 전국의 수련병원 교수·전문의들에게 보내는 ‘연대서명 요청 서한문’에선 “모든 의사 구성원이 단합해 현재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며 연대를 호소했다. 이들은 “국민들의 불안은 나날이 커지고 있으며, 국민의 건강을 수호하는 우리들은 하루하루 사력을 다하고 있으나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강력한 법적 처벌을 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사들에까지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부의 강경 대응은 정부와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킬 뿐 아니라 후배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만드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대증원에 대한 의료계 반발이 전공의와 의대생에 이어 대학 교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1일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원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집단행동 등 향후 대응방안을 정할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0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뉴스1
국민을 향해선 “저희는 기성세대로서 의료계의 현재 모습에 대해 일정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현재의 의료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의사들에게 묻고자 하신다면 이는 전공의가 아닌 저희를 비롯한 기성세대를 향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주도적인 시각에서 의료를 깊이 있게 바라보고, 국민이 안심하고 올바르게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더욱 고민해 진정한 의료개혁에 앞장서겠다”며 “의사들에 대해 느끼셨던 실망감을 이해한다. 동시에 상황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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