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기 끌려면 꼭 해야"…왜 박진만 감독은 피치클락 반겼나

김민경 기자 2024. 3. 10. 13: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 ⓒ곽혜미 기자
▲ 창원NC파크에 설치된 피치클락 카운트. 9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에서는 모두 13번의 피치클락 위반 경고가 나왔다. 정작 투수들의 위반은 단 2번에 불과했다.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경기가 길어지다 보니까 조금 단축시켜야 하는 게 맞다. 야구가 또 인기를 계속 끌려면 너무 길어지는 것보다는 짧은 게 낫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시범경기 기간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피치클락 제도를 지지했다. KBO는 올 시즌 전반기부터 피치클락을 시범운영 하기로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정식 도입된 제도로 경기 시간 단축을 주목적으로 한다. 투수는 피치클락의 시간이 만료되기 전까지 타자에게 투구 동작을 해야 하는데, 주자 없을 때는 18초, 주자가 있을 때는 23초 안에 던져야 한다. 타자는 피치클락에 8초가 표기된 시점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투수가 위반하면 볼, 타자가 위반하면 스트라이크다. 이외에도 투수 교체(2분20초), 이닝 교대(2분), 타석 간 시간(30초) 등 세부적으로 지켜야할 시간이 정해져 있다.

KBO는 9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2024 시즌 시범경기부터 피치클락을 도입해 경기를 진행했다. 피치클락 시범 운영 기간에는 페널티가 부과되지 않는데, 꽤 많은 위반 사례가 나왔다. 시범 운영인 만큼 지키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 의견을 대변하듯 많은 위반 사례가 나왔다.

포지션별로 보면 타자의 피치클락 위반 사례가 25번으로, 14번에 그친 투수들보다 많았다. 단 하루 5경기 결과만으로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투수들은 피치클락을 잘 의식하고 있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반면 타석 준비 루틴이 확실한 타자들은 한 차례 경고에도 또 피치클락을 위반한 경우가 있었다. NC 다이노스 박민우와 박건우, 키움 최주환은 두 번씩 피치클락을 위반했다.

박 감독은 피치클락 도입을 찬성했다. 지금 거론되는 불편한 점들은 선수들이 적응하면 해결되는 문제 정도로 봤다. 박 감독은 "경기가 길어지다 보니까 조금 단축시켜야 하는 것은 맞다. 야구가 계속 인기를 끌려면 (경기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것보다는 짧은 게 낫다. 어차피 지금은 이제 준비 과정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꼭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은 9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서 처음 피치클락을 제대로 경험했다. 박 감독은 베테랑 투수들의 경우 피치클락에 어려움을 겪지 않겠지만, 젊은 투수들일수록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바라봤다. 9일 선발투수였던 이호성이 그랬다. 이호성은 3⅓이닝 4실점을 기록했는데, 경기 초반 피치클락에 쫓기는 투구를 하면서 힘이 급격히 떨어지는 바람에 4회 이재원(솔로포)과 요나단 페라자(투런포)에게 연달아 홈런을 허용하면서 와르르 무너지는 경향을 보였다.

박 감독은 "캠프 때 피치클락을 준비한다고 했는데, (이)호성이가 조금 급한 것 같더라. 급하게 막 하다 보니까 자기도 모르게 힘을 조금 초반에 많이 소진한 것 같다. 호흡도 제대로 안 하고 그냥 바로바로 던지는 게 보이더라. 조금 지나니까 그래도 나아지더라. 초반에는 너무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 삼성 라이온즈 영건 이호성은 피치클락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곽혜미 기자

이어 "(4회 홈런을 많이 허용한 것도) 초반이 자기도 모르게 호흡도 안 하고 바로바로 던지다 보니까 순간 힘이 초반에 많이 소진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2회부터는 여유를 찾기는 했는데, 젊은 선수다 보니까 외적인 점을 조금 더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격수 출신인 박 감독은 타자들의 경우 피치클락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박 감독은 "미국보다 한국 타자들이 루틴이 조금 길긴 길다. 조금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준비를 조금 빨리 하면 된다. 타자들은 그렇게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어린 투수들이 적응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바라봤다. 박 감독은 "투수는 공을 잡고 바로 던지고 하는 게 조금 경험 있는 선수들은 괜찮은데, 젊은 선수들은 외적인 부분에 (집중력을) 뺏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투수들이 조금 더 준비할 여유를 주는 노하우를 하루 만에 파악했다. 강민호는 "어제(9일)는 첫 경기라 조금 정신없이 돌아갔던 것 같다. 큰 거부감은 없었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조금 숨이 찬 모습은 보였다. 포수가 공을 잡고 그래도 조금 투수에게 여유를 주고 던져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수가 공을 잡는 순간부터 피치클락이 시작이기 때문에 숨고르기 할 시간을 내가 벌어주려 한다. 공을 한번 더 닦아서 주고 그러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