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덕'이죠" 8년차 법률홈닥터 장혜정 변호사
"무료법률상담 다짐 로스쿨생, 꿈 이뤄"
"낙인효과에 복지 기피 않게 인식 개선 필요"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저의 작은 도움에도 환한 미소를 지으시고 감사인사를 전해주실 때 더할 나위 없는 큰 보람을 느낀다.”
서울 동작구청에서 법무부 소속 법률홈닥터로 만 6년 넘게 활동 중인 장혜정(변호사시험 5회) 변호사는 10일 “변호사 가운데 법률홈닥터가 ‘감사하다’, ‘좋은 일 하신다’,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가장 많이 들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변호사는 “몇년 전 기초생활수급비 계좌 압류 문제를 해결해드렸던 어르신이 어느 날 다시 찾아오셨길래 ‘또 무슨 일이 생기신건가’ 걱정이 됐는데, 알고보니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앞두시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찾아오신 것이었다”며 “평생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겠다고 하시면서 과분한 인사를 전해주셔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난 2016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법무법인에서 1년간 송무 경험을 쌓은 뒤 2017년 하반기 법률홈닥터가 됐다. 이천시청과 오산시청을 거쳐 2018년부터 지금까지 동작구청에서 근무중이다. 장 변호사는 스스로 ‘성덕’(성공한 덕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의미)이라고 소개했다.
장 변호사는 “로스쿨에 들어가면서 언젠가는 공익법인을 설립해 무료로 법률상담을 하고 소송도 수행하며 간단한 법률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법 교육도 하는 변호사가 되자고 다짐했다”며 “그러다가 법률홈닥터 제도를 알게 됐고 실무경험을 쌓은 뒤 꼭 지원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법률홈닥터가 됐으니 ‘성덕’ 아닌가 싶다”고 했다.
지난해 기준 동작구청 법률홈닥터에는 월 평균 100여 건의 법률지원 신청이 접수됐다고 한다. 주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법정 한부모가족,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아동학대와 같은 범죄의 피해자들이 법률홈닥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대표적인 상담 사례는 상속포기, 개인파산, 재산 압류와 같은 채무와 직결된 고민이나 가정폭력이나 배우자의 가출 등을 원인으로 한 이혼에 대한 고민상담이 대부분이다.
장 변호사는 수많은 상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태어난 후 출생신고가 안 된 채 부모와 단절된 아동’의 사연을 꼽았다. 법률홈닥터 활동 2년차에 그가 맞닥뜨린 이 사연은 최종 출생신고가 이뤄지기까지 4년의 시간이 걸릴 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다.
장 변호사는 “당시만 해도 출생신고가 안 된 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지 않았고, 친부모가 출생신고를 거부해 어려움이 따랐다”며 “다양한 기관의 담당자들과 소통하면서 소송 절차 등을 조력한 끝에 지자체장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아이가 사회의 일원이 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복지 증진을 위해 법무부, 보건복지부, 지자체 등 여러 기관이 다양한 사회복지제도를 지원하고 있는데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복지 시스템을 온전히 이용하지 못하는 분들을 볼 때가 가장 안타깝다”며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법률홈닥터가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장 변호사는 “전국 각지에서 일하고 있는 법률홈닥터 동료들, 사회복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통합사례관리사, 사회복지공무원, 사회복지사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감동받고 있다”며 “이런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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