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수 둔화세·수출 회복세 지속…최근 내수 증가는 ‘반짝’ 증가”

이창준 기자 2024. 3. 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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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의 한 주택 재개발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조태형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수출 회복세와 내수 둔화세가 엇갈리고 있다는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최근 일부 내수 지표가 증가한 것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는데, 치솟은 농산물 물가가 향후 국내 소비를 더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KDI는 10일 ‘경제동향 3월호’를 발간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둔화가 지속됐으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며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지표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건설 투자 등 일부 내수 지표가 최근 좋게 나타난 것은 ‘반짝’ 증가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KDI는 “건설기성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와 설비투자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며 “건설업 생산 증가는 마무리 공사 집중 등의 일시적 요인에 주로 기인해 높은 증가율은 향후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품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달 대비로는 지난해 12월(0.6%)과 올해(0.8%) 연이어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7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서비스 소비 흐름을 가늠케하는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 1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4.4% 늘었는데, KDI는 조업 일수가 늘어 일시적으로 확대됐다고 봤다.

KDI는 높은 금리 수준과 최근 치솟는 농산물 물가 등을 고려하면 향수 내수 위축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KDI는 “고금리 기조로 인한 지출 여력 축소와 공급 여건 악화에 따른 일부 품목의 물가 상승 폭 확대는 소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KDI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수출은 조업일수가 줄어 증가율(4.8%)도 전달(5.7%)에 비해 줄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12.5% 증가해 한달 새 증가 폭이 커졌다. KDI는 “글로벌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축소되는 가운데 글로벌 교역 부진도 완화되면서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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