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끌고, 김한솔 밀었다..'고려거란전쟁', 영화 된 이유 [Oh!쎈 초점]

[OSEN=장우영 기자] 때깔이 달라졌다. 이제야 ‘고려궐안전쟁’에서 ‘고려거란전쟁’으로 바뀐 듯한 느낌을 확 준다. ‘사극 신’ 최수종이 끌고, ‘솔테일’ 김한솔 감독이 밀기에 가능했던 ‘고려거란전쟁’. 이제 끝을 앞두고 있어 더 아쉬울 따름이다.

지금까지의 ‘고려거란전쟁’이 맞나 싶을 정도다.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던 그때의 ‘고려거란전쟁’으로 돌아왔다. 그 중심에는 최수종과 김한솔 감독이 있다. 단숨에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흡인력 있는 연기의 최수종과 디테일이 살아 있는 김한솔 감독의 연출이 합쳐지니 마치 영화와 같은 장면들이 연출됐다.

양규(지승현)와 김숙흥(주연우)의 분투로 막을 그동안은 ‘고려궐안전쟁’이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로 ‘고려거란전쟁’에 대한 기대는 낮아진 상태였다. 하지만 귀주대첩이 본격적으로 그려지면서 다른 작품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때깔’이 달라졌다. ‘고려거란전쟁’ 1회 프롤로그의 장면이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것. 거란군이 고려군의 시야를 방해하기 위해 먼지를 일으키고, 종교의식을 진행하는 모습이 디테일하게 그려지면서 궁금증을 높였다.

그동안 사극에서의 전쟁 장면 중 잘 보이지 않았던 병사들에게도 포커스가 집중됐다. 누군가의 아빠, 아들, 형제이기도 한 이들은 승리로 평화를 쟁취하자는 뜻으로 모였고, 두려움 속에서도 방패를 들고 전진했다. 쏟아지는 화살에 방패를 들 수밖에 없고, 이를 지휘관이 다그치자 볼멘소리를 하는 장면이 사실감을 높였다. 그리고 그 순간, 거란군의 기병이 급습하며 본격적인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소배압과 강감찬의 병력 운용과 전술이 김한솔 감독의 디테일로 살아났다. 통나무에 막힌 검차를 밀기 위해 애를 쓰는 고려군과 전쟁을 출세의 기회로 여기는 거란군의 해맑은 모습은 전쟁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모습이었다. 기존 사극처럼 대규모 병력이 한 번에 맞부딪힌 뒤 승패만 보여주는 게 아닌, 그 안을 섬세하게 다뤄냈다.

김한솔 감독이 뒤에서 밀었다면, 앞에서는 최수종이 ‘고려거란전쟁’을 끌고 있다. 고종, 순종, 최수종이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최수종이 열연한 ‘사극’은 그만큼 편안했다는 뜻이다. 왕이 아닌 장군임에도 왕과 같은 발성으로 군사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며 전쟁에 임하니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결연해지고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발성 만으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을 집중시킨 최수종. 제1검차진이 밀려도 중갑기병은 반드시 온다는 그의 굳건한 눈빛과 단단한 말투에서 동요하던 병사들도 다시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 실제 역사를 알고 있는 시청자들도 거란군에 밀리는 고려군을 지켜보며 “이걸 어떻게 이기지”하다가도 최수종을 보면 편안해지는 이유다. 이렇듯 최수종은 믿음의 연기력으로 고려군을 이끌고, 시청자들도 이끄는 중이다.

때문에 현종(김동준)의 성장을 그리는 호족 세력 혁파 과정과 김훈·최질의 난 등 ‘고려궐안전쟁’에 소요된 회차가 아쉽다는 반응도 이해가 될 수밖에 없다. 3차 전쟁에서 활약하는 인물들을 조명해주는 회차로 사용을 했다면 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고, 굳이 휘말리지 않았어도 될 역사 왜곡 논란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짙을 뿐이다.

최수종이 끌고, 김한솔 감독이 미는 귀주대첩으로 상승세를 탔지만 남은 회차가 단 1회 뿐이라서 아쉬울 따름이다. ‘고려거란전쟁’ 측은 “드디어 ‘귀주대첩’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종회가 방송되는 3월 10일은 실제로 귀주대첩이 벌어진 날이기도 하다. 이날만을 위해 배우, 제작진 모두 사력을 다해 달려왔으니 마지막까지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