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치열해질 ‘기호 싸움’… “거대 양당은 위성정당에 ‘의원 파견’도”
현역 의원 수 많은 순서로 결정
신생정당들 의원 수 동일하면
‘추첨’ 통해 비례 기호 정해져
거대 양당, 선거 운동 이점 위해
위성정당에 ‘현역 파견’ 나설 듯
10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의 정당 기호는 후보자 등록 마감일(22일) 기준으로 현역 의원이 많은 정당 순으로 결정된다. 같은 의석을 가진 정당이 둘 이상일 경우, 최근에 실시된 비례대표 선거 득표수 순으로 기호가 배분된다. 신생정당은 최근 선거 득표수가 없기 때문에 당 대표나 대리인의 추첨으로 결정한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새로 생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의석수는 현재 4석으로 동일하다. 개혁신당 현역은 양향자·이원욱·조응천·양정숙 의원이다. 새로운미래는 김종민·박영순 의원에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설훈·홍영표 의원이 합류하면서 현역이 4명으로 늘었다.
현재 의석수를 기준으로 하면 비례대표 투표용지 기호는 민주당이 1번, 국민의힘이 2번, 녹색정의당이 3번이다. 다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위성정당을 따로 창당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을 예정이다. 이 때문에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에는 기호 3번 정당부터 표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와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현역 의원을 6명 넘게 확보한다면 녹색정의당(6석)을 3번 자리에서 밀어낼 수 있다.
송 조사관과 허 조사관은 “위성정당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본(本) 정당에서 위성정당으로의 ‘의원 파견’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는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 상위 순번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앞두고 양대 정당 출신 인사들이 창당하면서 이들 간에도 상위 순번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가 정당투표 기호 ‘4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역 의원 파견을 추진 중이다. 국민의미래가 기호 4번을 노리는 것은 정당투표 용지에서 더불어민주연합에 이어 ‘두 번째 칸’을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서는 더불어민주연합 파견 규모보다는 적고, 녹색정의당 또는 22대 국회 원내 진입을 노리는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등 군소 신당보다는 많은 의석수가 필요하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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