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 이범호 감독, 사령탑 적응도 정신 없는데 새 규칙까지 "정신이 없더라고요"

신원철 기자 2024. 3. 1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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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 연합뉴스
▲ 이범호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KIA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 데뷔전이었던 9일 창원 NC전에서 승리를 맛봤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겼다는 사실을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신 없는 하루이기도 했다. 유니폼을 입고 감독으로 맞이하는 첫 경기인데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와 피치클락 등 새 규칙 적용을 확인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KIA 타이거즈는 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10-3으로 이겼다. 최형우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이우성, 소크라테스 브리토, 서건창의 2점 홈런이 이어졌다. 여기에 김호령의 인사이드파크 홈런까지 무려 5방의 홈런이 터졌다. 김호령은 KBO가 시범경기 인사이드파크 홈런 기록을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KIA 선수로는 처음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범호 감독은 10일 경기 전 브리핑에서 전날 하루를 이렇게 돌아봤다.

"정신이 없었다. 심판들이 어떻게 하시는지도 체크해야 하고 작전도 내야하고 그러면서 선수들 컨디션도 확인해야 하니까, 몇 가지를 같이 하니까 아직까지는 정신이 없다는 느낌? 몇 가지 새로운 것들이 생겼으니까 그걸 또 체크하고 코치님들하고 대화하고, 또 태블릿으로 스트라이크 볼 판정 여부가 나오니까 그걸 또 봐야하고…."

▲ KIA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등장한 피치클락 대비 시설 ⓒ김태우 기자

이범호 감독은 특히 공격 이닝 때 작전을 낼 시간이 아주 짧다고 느꼈다. 그는 "타석 사이가 30초인데 타자가 레그가드를 풀 때부터 시작한다고 하면, 타석 옆에서 풀고 나가면 30초가 지나가는 거다. 일단 그 사이에 짧게 작전을 줘야할 것 같다. 또 어떤 사람은 1루쪽 나가서 장비를 풀면 그때부터 시간이 간다고도 하는 것 같더라. 그러면 나가서 푸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그때부터 30초라고 하면 (시간이)괜찮다"고 했다.

이의리와 제임스 네일이 한 번씩 피치클락 위반 경고를 받았지만, 이범호 감독은 KIA 투수들은 피치클락의 영향을 크게 느끼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그러면서도 "어제는 보통 7~8초 남았을 때 던지더라. 그런데 시즌 들어가고 나면 빡빡할 것 같다"고 말했다.

ABS 적응에 대해서는 "다른 것들은 안 부담스러운데, 2스트라이크 이후의 공은 지금까지 볼로 생각했던 공들이 스트라이크가 되는 경우가 있으니까, 빠졌는데도 쳐야하나 싶어질 수 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ABS가 무서워질 수 있다. 그전에는 골라서 치면 된다"고 밝혔다.

#KIA 10일 NC전 선발 라인업

박찬호(유격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나성범(지명타자)-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황대인(1루수)-김선빈(2루수)-한승택(포수)-이창진(우익수), 선발투수 윤영철

▲ 최형우 ⓒ KIA 타이거즈

- ABS나 피치클락 적응과 별개로 홈런이 5개나 나왔다.

"시범경기 때 칠 거 다 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 홈런은 치고 싶어서 치는 것은 아니니까, 각자 자기 컨디션에 맞게 공이 맞아서 좋은 타구들이 나오는 거다. 홈런 친 선수들은 자기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을 할 거다. 솔직히 감독으로서는 어제 안 맞은 선수들이 더 낫다. 천천히 올라가면 되니까. 너무 잘 친 선수들은 언제 컨디션이 떨어질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웃으며)그래서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은 아주 좋은 흐름이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 1~3번 타순 조화는 어떻게 봤나.

"워낙 콘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컨디션이 다 올라오면, 최원준 같은 경우에는 1루 2루 사이로 안타를 많이 치는 선수라 여러가지로 강점이 있을 것 같다. 다른 타순도 체크해보겠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는 지금 이 타순이 가장 안정적이지 않을까 싶다. 경기 하면서 선수들 컨디션에 따라 변화는 있을 수 있겠지만, 선수들은 각자 앞에 누가 있는가에 따라 편한 기분을 갖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들을 신경 쓰려고 한다."

- 김도영이 3번타자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장래성이 밝다는 얘기가 나온다.

"장타력을 겸비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는 쪽이 팀에도 좋다. 나성범 앞에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생길 거다. 다른 것도 다 잘하겠지만 발도 빠른데 번트도 잘 대고, 충분히 작전 수행 능력도 있어서 3번 타순도 상당히 잘 어울리지 않나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약간의 부담을 지게 하는 것도 성장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성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민주(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는 등판 시점이 테스트의 성격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는 않고, 이의리가 55~60구에서 끊기로 돼 있었다. 투수코치께서 그때 바꾸면 어떻겠느냐고 하셔서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 외국인 선수(맷 데이비슨)에게 어떻게 던지는지 체크를 했다. 배짱이 있는 것 같다. 괜찮게, 좋게 봤다."

▲ 김도영은 이범호 감독이 생각하는 베스트 라인업에서 3번타자를 맡게 됐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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