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일거면 쫓아오라” ‘소형 톱’들고 난동부린 男 유인해 저지

붉은 점퍼를 입은 50대 남성 A씨가 지난 8일 흉기를 들고 서울 강북구의 한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YTN 영상 갈무리]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서울 강북구의 한 거리에서 50대 남성이 소형 톱 등 양손에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자 한 시민이 이 남성을 유인해 저지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8일 오후 1시 25분께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다른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 A씨가 특수상해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생명에는 지장 없으나 우선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장에 있던 시민 조유찬 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A씨를 저지,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MBN이 보도한 사건 당시 영상을 보면 A씨는 붉은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흉기를 든 채 거리를 배회했다. 이를 목격한 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이때 조유찬 씨가 A씨의 뒤로 다가가 흉기를 빼앗으려 하자 A씨는 거칠게 저항했고 조 씨와 대치가 이어지자 남성은 가방에서 또 다른 흉기를 꺼내 들었다.

조 씨는 A씨를 인파가 적은 곳으로 유인했고 A씨에게 몸을 날려 쓰러뜨렸다. A씨를 저지하기 위해 유리병을 들고 대치하기도 했다.

대낮에 서울의 한 거리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자 이를 발견한 시민이 인파가 적은 곳으로 유인해 흉기 난동을 저지했다. [MBN 보도화면 갈무리]

A씨는 이렇게 욕설을 하며 흉기를 휘두르는 등 시민들을 위협하며 50여m를 이동한 끝에 결국 제압됐다.

조 씨는 “저는 여기 딸이 있고 부인이 있고 하니까 저쪽으로 유인했다”며 “‘나 죽일 거면 나 쫓아오라’고 하니 저를 쫓아왔다”고 MB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얼굴에 위장크림을 바른 채 거리에 나타나 화단에 불을 피우려던 중, 이를 제지하는 시민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출동 당시 양손에 소형 톱 등 흉기를 들고 있었고 횡설수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음주와 마약 여부 및 범행동기, 흉기 소지 경위 등을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