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철TV서 억울하게 ‘도둑X’으로 몰린 배달기사의 아내입니다”

현화영 2024. 3. 1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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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글 통해 “배달앱 오류로 ‘자체 폐기’하란 연락 받았고, 통화 녹음본도 있다”
“비싼 아파트도 자가 소유하고 있고 차도 있다. 남의 음식 훔쳐다 먹을 정도로 가난하지 않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갈무리.
 
178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 남편이 ‘배달음식 도둑’으로 몰려 억울하다는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 공간에서 공분을 일으켰다.

지난 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저희 남편이 한문철tv에서 도둑놈으로 몰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인 A씨는 “한문철tv 유튜브 21228회/21127회에 도둑놈으로 몰린 배달기사 아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해당 영상은 ‘여러분은 실수로 보이시나요? 고의로 보이시나요? 남의 음식을 가져간 라이더 제보합니다’(21127회, 2월17일 방송), ‘배달 라이더로 위장한 도둑이랍니다’(21228회, 2월26일 방송)라는 제목으로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다.

A씨는 “제 남편은 눈이 많이 오던 지난 2월5일 양주 옥정에서 배달앱을 통해 ‘고기○○’이라는 가맹점 배달 건으로 도착지에 갔고, 도착 후 배달업체 측 ‘앱 오류’로 배차가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운을 뗐다.

이에 A씨 남편은 해당 배달앱 측과 통화해 ‘음식은 고객 요청으로 다시 제조해 새로 배달하기로 했으니 픽업한 음식을 자체 폐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A씨는 당시 ‘통화 녹음본’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이 글을 올린 당일 오전 남편이 지인을 통해 한문철TV에 자신이 ‘도둑놈’으로 제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남편과 해당 유튜브 영상과 댓글을 확인하며 황당하고 억울한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A씨는 “사실 확인이 먼저니 배달업체와 가맹점 사이 처리 오류로 가맹점 측이 오해했을 수 있으니 남편이 가맹점 점주에게 확인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점주는 이미 해당 폐기음식 건에 대해 배달업체 측에서 보상 처리 받았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배달 기사였던 제 남편을 괘씸하다며 한문철TV에 제보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A씨는 “오늘 아침 찾아가 해당 영상에 관해 여쭈니 점주 분은 죄송하다고 하셨다”면서 “저희 남편은 이 좁은 배달라이더 업계과 가맹점들이 유튜브를 보고 알아봐 버린 상황이고 3월11일 ‘한 종편 방송’에 이 영상이 전파를 탈 예정이라는 문구를 해당 영상 안내글에서 확인했다”고 했다.

A씨는 “가맹점주는 방송 당일 오전에 방송사에 전화하겠다고 했지만 방송사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어 “저희 남편의 잘못도 아니고 배달업체 측 앱 오류로 일어난 배달 사고를 심지어 폐기음식 건에 보상까지 받으신 가맹점주가 왜 대체 도둑으로 제보하신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영상들로 인해 무고하게 댓글로 욕을 먹는 제 남편은 어디에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라고 하소연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갈무리.(느리게 재생한 화면)
 
A씨는 뭣보다 “(저희 가족은) 남의 음식 훔쳐다 먹을 정도로 가난하지 않다”면서 “그래도 양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자가 소유하고 있고, 차도 있고, 오토바이 스쿠터도 한 대씩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뭐가 아쉬워서 저희 남편이 음식을 훔치겠나”라고 물으며, “점주는 ‘죄송하다’ 말 한마디면 다인가? 이미 영상을 본 사람들과 저희 남편을 알아본 지인들은 머릿속에 ‘도둑놈’이 돼버렸는데 어떻게 보상받나”라며 글을 마쳤다.

이후 누리꾼들의 분노 섞인 공감 댓글이 쇄도했고, A씨는 추가 글을 두 차례 올려 현 상황을 알렸다.

A씨는 “주말이라 방송사 쪽 연락이 힘들어 가맹점주를 통해 PD 연락을 받았지만, ‘편집이 어려우니 영상은 그대로 방송에 나가고 끝에 상황 설명을 내보내면 어떻겠느냐’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남편은 ‘방송 자체를 원하지 않고 취재도 원치 않으니 영상 그대로 방송 내보내면 고소하겠다’고 하고 통화를 마무리했다”고 했다.

A씨는 “한문철TV 유튜브의 공식 사과와 가맹점주의 지역 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사과를 받고 싶다”면서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한 가장을 파렴치한 도둑놈으로 매도했고 그로 인해 ‘거지’라느니 ‘인간으로 태어나 왜 그러고 사냐’느니 댓글로 수많은 욕을 눈으로 다 일일이 확인하며 가슴 아파하는 우리 가족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 사과는 해줘야 상처받은 마음 조금이나마 치유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추가 글에서 그는 “대형 커뮤니티에도 글을 남겼고 그 중 한 방송사 측에서 연락이 와 현재 대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편이 저 음식을 ‘픽업’하는 모습을 두고 사람들이 ‘상습범이다’, ‘확인도 안 한다’는 등 말씀이 많았는데, 남편은 물건을 픽업할 때 물건이 크고 많아서 ‘이거 두 개 맞냐’고 물었고 주방에서 점주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까지 확인했다고 한다. 한문철TV 영상을 느리게 돌려보니 남편이 물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이 보인다”라며 사진을 첨부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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