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송영숙 한미 회장 "가처분 인용될 만큼 통합 허술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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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약품 그룹 회장은 OCI그룹과 통합에 반대해 아들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낸 가처분 신청, 통합 여부를 확정할 주주총회를 각각 앞두고 8일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송 회장은 두 절차에 대비한 구체적 전략을 밝히진 않았지만, 가처분 인용이나 통합안 부결 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OCI와 통합안이 '한미의 정체성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다른 주주뿐 아니라 아들들도 따라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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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그룹' 담보, 계약에 있어…OCI, '신약명가' 정체성 지킬 최선"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송영숙 한미약품 그룹 회장은 OCI그룹과 통합에 반대해 아들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낸 가처분 신청, 통합 여부를 확정할 주주총회를 각각 앞두고 8일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송 회장은 두 절차에 대비한 구체적 전략을 밝히진 않았지만, 가처분 인용이나 통합안 부결 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OCI와 통합안이 '한미의 정체성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다른 주주뿐 아니라 아들들도 따라 줄 것을 요청했다.
다음은 송 회장과 일문일답
-- 기자간담회를 연 계기가 있나.
▲ 처음에는 부모가 자식들 행동에 대해 잘잘못을 가리려고 (언론에) 나와서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승자가 없고, 이겨도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참으면 지나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자꾸 골이 깊어지기에 이런 자리에서 말을 하게 됐다.
-- 두 아들과 직접 연락을 하고 있나
▲ 둘째 아들과는 문자나 전화를 주고받고 있다. 엊그제도 했다. 장남과는 예민해서 직접 연락은 하고 있지 않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설득하고 있다. 작년 10월 말 내가 훈장을 받았을 때는 가족들 다 같이 만나기도 했는데, 통합 발표 이후 아들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바람에 (자문그룹에서) 직접 접촉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본인이 스스로 깨닫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고(故) 임성기 회장이 계실 때는 손자들까지 모든 가족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가정 예배를 보았다.
-- 장·차남 측에서 이사회 결의 이전에 자신들에게 통합 관련 내용을 전혀 알려주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이사회 전에 공유할 생각은 하지 않았나.
▲ 그건 안 된다. 이사회 결정과 관련해 가족이라고 해서 사적으로 정보를 주는 것은 안 된다고 자문받았다. 2020년 8월 임 회장 작고 이후 두 분의 개인 고문 변호사를 두고 상의해서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공과 사를 분명히 하라'며 그 부분은 절대 말하면 안 된다고 일러줬다.
-- 아들들은 회사가 경영권 분쟁 상태에 있었기에 분쟁 상태 대주주에 해당하는 자신들에게 안건을 알려줄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 전혀 분쟁 상태가 아니었다. 큰아들과도 상속세 마련 방법 등에 대해 전화와 문자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아들들은 경영권을 펀드 등에 매각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제게 주기도 했다. 장·차남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회 안건에 관해 이야기할 수가 없었을 뿐이다.
-- 장·차남 측은 고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회사 연구개발(R&D) 인력이 유출되고 있다고도 비판한다.
▲ 대한민국이나 세계 다른 기업에도 뒤지지 않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다음 세대에 맞는 젊은 인력으로 바꾸고 있고, 유능한 직원을 밑에서 많이 올리는 등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에 대비한 방안이 있나.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OCI 측의 자금 지원 등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 대비책을 지금 말할 수는 없지만, 가처분이 인용될 만큼 (통합 계획이)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한미약품 그룹은 단단한 회사다. 다 믿는 구석이 있으니 너무 염려하시지 마시라.
-- 제약이 아닌 다른 업종을 하는 OCI 그룹과 통합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 과거 한미약품이 동아제약 지분을 취득했을 때 동종업계라는 점에서 오히려 불협화음이 있었다. 이 때문에 '윈-윈' 할 수 있는 백기사는 없을까 2~3년 동안 고민했다. 회사에 관심을 보인 다른 대기업 그룹사들은 소유한 바이오·제약 기업이 우리와 이해가 상충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OCI그룹과의 통합은 'R&D 집중 신약개발 명가'라는 한미의 정체성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 OCI그룹을 택한 배경에 송 회장의 개인적 친분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 OCI그룹은 이우현 회장의 모친이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어 자주는 아니지만 행사 등에서 만나 왔다. 이 회장의 조부 이회림 OCI 창업주는 과거 프랑스 정부로부터 경제외교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는데, 나도 2017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슈발리에장을 받은 바 있다. 그래서 인연인가 보다 하고 느끼기도 했다.
-- 만약 고 임성기 회장이 이런 상황이었다면, OCI 그룹과 통합 결정을 했으리라고 생각하나
▲ 그렇다. 고 임성기 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좋아했다. 대한민국 제약 업계 R&D 자금을 다 합쳐도 세계 유수 제약사가 제품 하나 만드는 것에 못 미친다고 한탄했다.
-- 주주총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사진 구성과 관련해 아들들이 주주제안도 했는데 주총 전략은.
▲ 주총 전략을 내가 짜고 있지는 않다. (관련 부서에서) 알아서 다 잘하니 믿고 있다.
-- 표 대결이 벌어진다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나.
▲ 그 자신이 없으면서 내가 여기 앉아서 이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12% 정도를 갖고 있다. 신 회장 지분이 중요할 것 같은데.
▲ 신 회장은 30년 전부터 저와 남편과 같이 한 가족같이 친한 사람이다. 한미약품이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고 대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주가가 올라가야 좋은 거 아니겠나. (OCI그룹이라는) 든든한 응원군이 있으면 힘이 실리는데 막을 이유가 없지 않겠나
--신 회장 지분을 우군으로 확보했다고 확신하나.
▲ 확답은 못 하겠지만, 얼마 전에도 만났다. 자주 소통하고 친하다.
--OCI 그룹과 통합하더라도 한미그룹의 독립 경영이 보장되는 '한 지붕 두 그룹'식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실적으로 이러한 경영을 담보할 방법이 있나.
▲ 계약서에 다 들어 있다. OCI홀딩스의 개인 1대 주주가 딸인 임주현 사장이다. 그리고 그쪽도 우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우현 회장은 통합된 그룹의 지주사 명칭에 대해서도 내년에 바꾸겠다고 명쾌하게 이야기했다. 이번에 OCI홀딩스 계열사인 부광약품 대표이사로 한미약품에서 30년 재직한 부사장이 선임된 것도 OCI 측에서 부탁한 것이다.
-- 한미약품 그룹 소액 주주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 소액 주주분들이 저를 믿고 따라와 줘야 회사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을 명심해 주셨으면 좋겠다. 만약 지금 OCI와 통합이 깨진다면 회사 주식이 반토막 날 것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어느 쪽에 설 것인지 더 잘 알 것이다.
-- 회사 가치 제고를 위해 구체적인 결과를 이른 시일 내에 보여주실 수 있는 게 있나.
▲ 3년 간 회사가 50년 역사 이래 최고 실적을 올렸으면 그것으로 말한 것이지 더 이상 뭐가 있겠는가.
-- 장·차남이 대표이사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장남을 몇 년 전 한미사이언스 대표에서 내려오게 했었는데, 장·차남의 리더십을 어떻게 보나.
▲ 내가 아들을 내보내지 않았다. 한미사이언스는 당시 내부적인 일이 조금 있어 이사회에서 결정이 된 것이고 당시 아들도 반발이 없었고 저하고도 상의한 일이다. 그리고 아들들이 한미 주식이 많이 있지 않나. 왜 그 주식은 남겨 놓았겠는지 이해를 해 달라. 그게 키포인트다. 지금 내가 하는 동안에는 아니지만 그들이 한미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데 다 운영해야 되지 않겠나. 나중에 다른 일은 없다. 잠깐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행정적인 절차들로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이고 다 풀 수 있는 일이다. 저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이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식들이 저를 잘 따라와 주리라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이 소리가 들려지기를 바랄 뿐이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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