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과 경영권 분쟁’ 송영숙 한미 회장, '키맨 신동국' 우군 확보?

황진중 기자 2024. 3. 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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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 회장 “신동국 회장과 자주 소통"
통합 반대 두 아들에게 "큰 울타리로 돼 있다가 떠날 것"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한미약품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님은 한미약품이 잘 되길 바라는 분입니다…(신 회장 같은) 든든한 응원군이 있으면 힘이 실릴 것입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8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진행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신 회장은 우리 부부와 30년 지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회장은 한미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배우자로, 현재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겸 한미그룹 회장 직책을 맡고 있다. 한미약품 고문으로 재직 중인 그는 2020년 임성기 회장 타계 후 한미그룹 경영진 추대로 그룹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신 회장은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고교 후배로 생전 임성기 회장은 물론 송 회장과도 가족처럼 지내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은 "이런 일로 고민거리를 드려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신 회장도 이번 통합이 한미의 미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는 점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 통합의 분수령이 될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가 이달 말 열릴 예정인 가운데 전운이 감돌고 있다. 통합을 추진하는 송 회장과 이에 반대하는 아들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주총에서 표 대결을 펼친다.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의 통합을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사장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주주제안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주주제안 내용은 임종윤·종훈 두 명과 두 사람이 지정한 4명의 이사 후보자가 한미사이언스의 새로운 이사로 선임될 수 있도록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는 내용이다. 두 사람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멤버가 돼 송 회장이 추진한 OCI와 통합을 저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은 통합을 추진하는 송 회장과 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이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사장 간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두 그룹 간 통합의 명운이 걸린 표 대결에 있어 신 회장은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지분율은 19.85%다. 임종윤‧종훈 형제의 지분율은 17.69%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국 회장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한미‧OCI그룹 통합 여부가 바뀔 수 있다.

송 회장과 두 아들 측의 지분율이 근소한 차이를 보여 키맨으로 떠오른 신 회장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송 회장의 이번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송 회장은 주총 표 대결을 앞두고 신 회장과 얘기를 나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얼마 전에도 만났고 자주 소통하며 친하다"고 의미 심장한 말을 전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 모습./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송 회장은 OCI와 통합을 두 아들이 반대하면서 엄마와 아들 간 경영권 분쟁으로 비친 데 대해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속내도 털어놨다.

송 회장은 "한 번도 이런 얘기를 나와서 하지 않은 이유는 집안일이므로 누가 잘났고 못났고 얘기하기 싫었다"며 "OCI하고 이렇게 같이 한다고 했을 때 자식들이 저에게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들들이 반대한다고 했을 때) 참 많이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자식들은 단순히 엄마로만 생각했지 제가 아버지하고 50년이나 약국에서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제가 반 창업주인데 아버지였으면 이랬을까 하는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송 회장은 통합에 반대하는 두 아들에게 섭섭한 마음을 내비치면서도 엄마의 마음으로 아들들의 마음이 바뀌길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두 아들에게 경영도 맡길 수 있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두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본인이 알아채고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며 "다 큰 어른인데 야단을 치고 오라 가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식 상속세까지 내줄 수 있고 아무것도 미련이 없다"며 "시간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 큰 울타리가 돼 있다가 떠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약속한 것이 있다. 내가 하는 기간은 아니지만 약속을 다 지키면 언제든지 경영을 맡길 수 있다. 두 사람이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데 추후에 경영을 하지 않겠나"라며 "아들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는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송 회장은 OCI와 통합에 대해 우려하는 주주에게도 실적으로 입증할 것이라며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가족의 일로 혼란을 드려 송구하다. 주주들께서 하시는 여러 말씀은 ‘더 잘해 내라’는 격려로, ‘한미라면 달라야 한다’는 진심 어린 성원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그래 오셨던 것처럼 ‘한미의 길’을 믿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주들이 저를 믿고 따라와 주면 회사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회장에 취임한 후 3년 동안 최고의 실적을 내보였다. 실적으로 입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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