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제대→통산 1할 타자, 데뷔 첫 1경기 3안타…LG 레전드도 감탄 “와, 펜스 앞 2루타를…”
[OSEN=수원,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구본혁이 군대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수비력이 좋았던 구본혁은 매서운 타격감까지 갖췄다. 비록 시범경기이지만, 데뷔 후 1군에서 처음으로 한 경기 3안타를 기록했다.
구본혁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KT 위즈와의 경기에 9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LG는 이날 베스트 라인업으로 나섰는데, 주전 2루수 신민재는 다리 근육통이 있어 구본혁이 2루수로 나섰다. 구본혁은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구본혁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본혁은 1-0을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3루쪽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3루수 황재균이 강습 타구를 잡고서 송구하려다 공을 놓쳤고 안타로 기록됐다. 박해민의 볼넷, 홍창기의 투수 땅볼로 3루까지 진루한 구본혁은 김현수 타석에서 투수 전용주의 폭투로 득점을 올렸다.
4회 2번째 타석에서 함성을 부르는 장타를 터뜨렸다. 구본혁은 2사 후 베테랑 주권 상대로 2볼-2스트라이크에서 직구를 때려 중견수 키를 넘어가 원바운드로 펜스를 맞는 2루타를 때렸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박용택 해설위원은 구본혁의 2루타가 터지자, 깜짝 놀랐다. LG팬들 반응도 비슷했다. 과거 구본혁은 타격이 약했고 장타는 드물었다. 통산 장타율이 .215다. 박용택 해설위원은 “3루 관중석에서 환호 보다는 놀라움에 가까운... 생각보다 상댕히 멀리 날아가는 타구였다”고 언급했다.
7회 세 번째 타석에선 무사 2루 찬스, 벤치 작전에 따라 희생번트를 착실하게 성공시켜 1사 3루를 만들었다. 1사 3루에서 박해민이 전진 수비를 펼친 1루수 옆을 빠지는 우전 적시타로 4-2로 달아났다. 구본혁은 교체되지 않고 경기 끝까지 뛰었다. 9회 1사 2루에서 김영현 상대로 중전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 1타점을 올렸다.
구본혁이 1군에서 1경기 3안타를 기록한 것은 데뷔 후 처음이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5차례 3안타 경기를 했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55순위)로 LG에 입단한 구본혁은 수비가 뛰어난 선수였다. 그러나 타격이 아쉬웠다. 작은 체구(177cm, 75kg)에서 파워가 부족했다2019년 57경기 타율 1할7푼6리(15안타), 2020년 125경기 타율 1할6푼3리(14안타), 2021년 123경기 타율 1할3푼2리(5안타)를 기록했다.
3시즌 동안 주로 대수비 요원으로 1군에서 뛰었다. 당시 류중일 LG 감독은 구본혁의 기본기가 좋다며 수비 실력을 인정했다. 통산 305경기 타율 1할6푼3리(209타수 34안타) 2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 .215, OPS .451에 그쳤다.
2022~2023년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타격에 힘이 붙었다. 구본혁은 2022년 상무에 입대했고, 퓨처스리그에서 67경기 출장해 타율 3할3푼6리(113타수 38안타) 16타점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77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251타수 74안타) 3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제대하고 올 시즌 복귀.
구본혁은 군대 가기 전과 비교하면 몸집이 조금 커졌다. 그는 “상무에서 일주일에 5번은 웨이트를 했다. 근육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지도를 받으며 점점 타격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구본혁은 경기 후 “캠프 때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알려주신대로 잘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캠프 마지막에도 감이 좋았고, 시범경기때 결과로 나와서 기분이 좋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감을 잘 유지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군 입대 전) 그때와는 완전히 달라지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지금은 타격면에선 완전히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타격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그러다보니 결과도 좋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구본혁이 모창민과 최승준 코치의 지도로 컨택 라인에 대한 교정을 했었는데, 캠프 연습경기와 오늘 시범경기에서 한 단계 성장하는 좋은 타격을 해줬다. 김민성이 빠진 자리를 잘 메꿔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고 칭찬했다.
FA 김민성이 롯데로 사인&트레이트 되면서 내야 유틸리타가 필요하다. 구본혁은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 수비 안정감은 뛰어나다.
그는 “수비에 관해서는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많이 말씀하시진 않는다. 하던대로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많이 넣어주신다”며 “정규 시즌까지 계속 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주전으로 나가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 수비에 신경쓸 것이다. 팀애서 원하는 내야 전 포지션에 어디든 나갈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오늘 첫 날인데 많은 팬분들이 와주신 것 같다. 정규시즌에서도 계속 볼 수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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