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없는 집, 불났을 때 사망률 최대 2.8배 높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3만700가구에 무상 설치 계획

게티이미지뱅크

주택용 소화기가 설치되지 않았을 때 화재사망자 발생률이 소화기를 설치했을 때보다 2.8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주택화재 1만3488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소화기를 사용한 2345건의 화재에서 19명의 사망자가 나와 화재 사망자 발생률은 0.81%로 집계됐다. 반면 소화기가 없거나 사용하지 않은 9065건의 화재에서는 209명의 사망자가 나와 화재사망자 발생률은 2.31%에 달했다. 주택용 화재경보기가 작동한 589건의 화재에서는 9명(발생률 1.53%)의 사망자가 나왔고, 화재경보기가 없거나 작동하지 않은 화재 2576건에서는 53명(발생률 2.06%)의 사망자가 나왔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화재 현장에서 그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지난해 12월13일 경기도 안양의 한 주택에서 난 불은 화재경보기가 작동해 초기 진압에 성공했고 지난해 9월20일 경기도 과천의 다세대주택 화재에서도 화재경보기 작동음을 들은 이웃 주민의 신고로 화재 확산을 막았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올해 반지하 주택과 다문화가족 주거지, 노후아파트 등 3만700가구에 무상으로 소화기와 주택용 화재경보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경기지역 취약계층 31만 9209가구를 대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을 100% 설치했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2017년 2월부터 단독·다가구·연립주택 등 모든 일반주택은 주택용 소방시설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