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우크라이나, 협상에서 백기 들 용기 있어야”

정원식 기자 2024. 3. 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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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년 넘게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상황을 보며 국민을 생각하고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사전 공개된 스위스 공영 방송 RTS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선 백기를 들고 항복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항복은 강자를 유리하게 할 뿐이라는 주장이 엇갈리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교황은 또 “협상이라는 말은 용감한 말”이라며 “패배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을 볼 때 협상할 용기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름반도를 포함해 2014년 이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모두 수복하기 전에는 협상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교황이 우크라이나에 협상 필요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백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중재자 역할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튀르키예가 그 중 하나의 사례 ”라면서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협상에 나서는 것을 부끄러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협상은 결코 항복이 아니다. 국가를 자살로 몰고 가지 않는 것은 용기”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은 이날 교황의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교황 인터뷰는 지난달 초 바티칸에서 진행됐으며 오는 20일 방송된다.

바티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적대 행위의 중단, 용기 있는 협상으로 도달한 휴전을 말하기 위해 ‘백기’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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