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에서 나온 카운트다운···이강철 감독 “피치클락, 시범경기까지만 하면 좋겠다”[스경x현장]
지난 9일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된 뒤로 새롭게 적용되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 새롭게 도입된 규정에 현장 반응이 다채롭게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전반기 시범 운영 뒤 후반기 도입 여부를 결정할 ‘피치 클락’에 대해 이강철 KT 감독은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 감독은 10일 수원 LG전에 앞서 “어차피 하지 않을 것이라면 안 했으면 좋겠다”며 “(정식) 시행을 하지 않고 있지만,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시야에 시계가 들어오면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피치 클락은 시범경기 때까지만 시범 운영하고 (정규시즌에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BO리그 피치 클락은 투수가 주자가 있을 때는 23초, 없을 때 18초 안에 투구해야하는 룰이다. KBO는 전반기에는 구두 경고만 주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미 비공식 룰에 영향을 받고 있는 흐름이다. 지난 9일 시범경기 첫날에만 피치 클락 위반 사례가 39차례나 쏟아졌다. 그중 투수는 14회 위반 사례가 나왔다. 8초가 표기된 시점까지 타격 준비를 해야하는 타자는 25회 위반 사례가 나왔다.
이 감독은 “초에 맞춰 던지다 보니 도루 타이밍을 빼앗길 수도 있다. 어제 경기에서 그런 장면이 나왔다”고 경기 중 사례를 들기도 했다.
현장 관중 또한 경기장 내 계측시계를 의식하고 있다. 지난 9일 경기에서 KT 우완 김영현이 등판했을 때는 관중석에서 “5, 4, 3”이라며 카운트다운을 하는 상황도 나왔다. 김영현은 한 차례 경고 뒤에는 자기 밸런스를 잃는 모습도 보였다.
피치 클락은 올해 전반기에는 시범운영만 할 예정. 그러나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투수 출신’ 이 감독이 먼저 우려를 표시했다.
수원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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