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엔비디아?" AI 성장에 전력설비株 '꿈틀'[선데이 머니카페]
애플·MS·구글 美전역에 데이터센터
"美 정부, 부족한 전력망 확장 계획"
증권가 "전력설비주 처음맞는 호황"
인공지능(AI)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전력 설비 관련 주가도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메타·아마존 등 미국의 굵직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크게 늘리면서, 여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설비 수요도 덩달아 증가한 덕분입니다. 애플도 전기차 사업을 포기하고 사업 역량을 AI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히기도 했죠. AI 데이터센터는 미국의 에너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입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5%, 983% 증가한 221억 달러(약 29조 1720억 원), 136억 달러(약 17조 9520억 원)를 기록한 것인데요.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서버용 AI 반도체, 특히 호퍼100(H100) 판매 호조에 따른 것으로 엔비디아는 초기 AI 반도체 시장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깜짝 발표 덕분에 엔비디아는 AI 관련주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며, 지난 1일(현지 시간)에는 시가 총액 2조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죠.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AI 반도체가 만성적인 초과 수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인데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깜짝 발표 직후 “우리가 생성 AI를 시작한 지 1년이 됐다. 이 기술을 모든 산업에 확산시키는 10년 주기의 첫 해에 접어든 것”이라며 “회사는 앞으로 훨씬 많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죠. 챗 GPT를 개발한 샘 알트만 오픈AI CEO도 AI 반도체 병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조 달러(약 9240조 원)의 투자금 모금 구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AI 반도체 초과 수요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게 증시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입니다. 금융투자 업계 일각에서는 호재에 비해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주식 시장의 상승이 AI 관련 특정 종목들에 편중돼 있다는 점에서 버블이 우려된다는 것이죠. 최근 미국과 일본의 증시가 호황을 보인 것이 미국 정부의 중국 기업 수출 제재로 갈 곳 잃은 대중 투자금이 미국과 일본으로 흘러든 영향도 있습니다.
미국 월가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발언에 일단은 “파티가 끝날 때까지는 춤을 추자”는 분위기입니다. 버블 반대론자들은는 실적 개선세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버블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자연스레 ‘넥스트 엔비디아’ 종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때마침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설비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 전문지 포츈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전기 변압기는 AI 산업 발전에서 큰 병목 현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죠. 일론 머스크 CEO도 다음날 독일에서 열린 ‘보쉬 커넥티드 월드 콘퍼런스’에서 “(AI 발전에서) 1년 전에는 신경망 칩의 부족이 문제였고 그 다음에는 변압기의 부족이 예측된다”며 “다음 부족은 전기가 될 것이고 내년에는 모든 칩을 구동하기에 충분한 전력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미국의 에너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AI 그래픽처리장치(GPU)는 클라우드 서버보다 4배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7일(현지 시간) “미국 전역이 전력 부족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로 인해 공공 기관과 규제 당국이 부족한 전력망을 확장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아마존·애플·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대형 IT 회사들이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한 부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채굴의 확산도 데이터센터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죠.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기 사용량이 2022년 17기가와트(GW)에서 2030년 35GW로 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덕분에 국내 전력 설비 관련주들도 ‘초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실제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북미에서 초고압 전력 설비 수주를 2021년 3억 9000만 달러, 2022년 10억 2000만 달러, 지난해 17억 8000만 달러 규모로 꾸준히 확대해오고 있습니다. 제룡전기(033100)의 경우 이달 기준 수주 잔액 23건 중 21건이 북미로 납품될 예정입니다. LS(006260)전선도 미국에 신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죠. 효성중공업(298040) 역시 수주 잔고가 증가하면서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대형 생산 거점을 바탕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전력 기기 업체들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이번 호황기는 늘어나는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을 감안하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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