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소리 줄어드는데...육아 스타트업이 뭉칫돈 유치한 비결

고석용 기자 2024. 3.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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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핫딜]동네 기반 육아 커뮤니티 '육아크루', 프리A 투자 유치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육아크루' 운영사 다이노즈가 최근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사진=다이노즈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23만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1년 전인 2012년 48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심각한 초저출산 상황에서도 최근 한 육아 관련 스타트업이 뭉칫돈을 유치해 주목된다. 주인공은 육아 커뮤니티 플랫폼 '육아크루'를 운영하는 다이노즈다.

다이노즈는 최근 매쉬업벤처스, 땡스벤처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에서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는 시드투자에 이어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그만큼 육아크루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육아크루는 6세 이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육아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사는 곳, 출산 시기, 자녀 수, 직업 상태, 엄마의 관심사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네 육아친구를 일대일로 매칭해준다. 출생아 수가 줄면 고객인 육아 부모의 수도 줄텐데, 다이노즈는 어떻게 성장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출산율 줄어도 육아시장은 커져…검증된 '커뮤니티 기반' BM
다이노즈 투자를 주도한 매쉬업벤처스의 박은우 파트너는 먼저 출생아 수와 '육아시장 규모'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파트너는 "아기 수는 줄지만 육아에 투자하는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유아용품 온라인 거래액은 5조2426억원(잠정)으로 2018년 3조6152억원보다 45% 늘어났다.

박 파트너는 "육아용품뿐 아니라 육아 서비스 시장, 육아하는 부모를 위한 서비스 시장도 비슷한 추세를 따라간다"며 "특히 시장이 고급화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오히려 많다"고 했다.

육아크루의 '커뮤니티' 기반의 사업모델이 이미 다른 시장에서 검증받은 모델이라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꼽았다. 인테리어 시장에서 '오늘의집', 중고거래 시장에서 '당근마켓', 패션시장에서 '무신사'가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의 성공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박 파트너는 "모두 온라인 카페에서 모바일 앱으로 전환하면서 입지를 다졌다"며 "육아는 거의 유일하게 모바일 전환이 안된 분야"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육아크루는 하이퍼로컬(지역밀착) 전략을 통해 유사한 서비스들과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장거리 이동이 쉽지 않은 부모들의 특징을 반영해서다. 전략은 들어맞았다. 2022년 11월 앱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매칭된 육아 친구 연결 수는 누적 2만건을 기록했다. 이중 65%는 오프라인 만남으로도 이어졌다. 서비스 충성도를 의미하는 순고객추천지수(NPS)는 96%를 기록했다.

박 파트너는 육아크루가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앱 기반 서비스인 만큼 언어 외에 해외진출 장벽이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박 파트너는 "일본만 해도 부모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문화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며 "육아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유의미하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육아크루는 사는 곳, 출산 시기, 자녀 수, 직업 상태, 엄마의 관심사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네 육아친구를 매칭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다이노즈
"공동구매·상품기획·로컬광고까지…확장 가능성 무궁무진"
다이노즈는 육아크루에 취미, 문화교육 등 공동구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육아 시장의 수요를 파악해 여행이나 문화·체험상품 등을 먼저 기획·판매하는 커머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로컬 광고를 통한 매출도 가능하다. 당근마켓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구매 전환율이 높은 광고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파트너는 "트래픽(사용자)이 확실하다면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서비스들도 많아진다"며 "서비스 운영지역을 확장해가면서 다양한 지역 기반 서비스들을 개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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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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