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가이드에게 살해협박 당한 유튜버…업계 "불법 가이드 많아…터질게 터졌다"
아르메니아를 방문한 여행 유튜버 '세계일주 용진캠프'가 현지 한인 가이드에게 살해 협박을 받았던 사건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술에 취해 유튜버에게 욕설을 하고 협박했던 가이드 K씨가 과거 범죄에 가까운 사건들을 저지르고 다녔단 제보도 이어지며 형사 사건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용진캠프 채널엔 '(제보자 등장) 악마를 보았다. 사람 죽인 인간 참교육의 서막'이란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엔 키르기스스탄에서 문제의 가이드 K씨와 함께 과거에 의류사업을 같이 했었단 제보자가 등장한다.
이 제보자는 약 14년전 의류사업을 같이 하다 횡령 등으로 키르기스스탄에서 문제를 일으킨 K씨가 튀르키예로 도망갔고 그 뒤 튀르키예에서 여행가이드일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증언한다. 게다가 K씨의 횡령으로 다른 투자자가 자살을 하거나 이혼을 당하는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키르기스스탄 한인들에게 남겼다고 주장했다.
한인 여행사에서 일하면서도 마찰을 일으킨 K씨가 튀르키예인 여행사로 이직하면서 고객 리스트와 거래처를 빼가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고도 말했다. 이후 튀르키예에서도 가이드일을 계속하지 못하게 돼 옆 나라인 아르메니아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아르메니아 호텔에서 유튜버에게 K씨가 한 행동처럼 키르기스스탄에서도 술을 과하게 마시고 주정을 심하게 하면서 현지인들을 괴롭히고 시비를 걸어 소란을 자주 일으켰다고 전했다.
대형 여행사의 한 임원은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 손님들을 인솔해간 여행사 여직원을 살해 협박하고 성폭행한 한국인 현지 가이드가 17년만에 잡힌 사건도 있었고 폭력전과 5범이 현지 가이드를 하고 있었던 게 사건이 발생한 뒤에야 밝혀지기도 했다"며 "남자 가이드 두 명이 여자 손님을 두고 삼각관계가 형성돼 싸우다 칼부림을 한 또 다른 태국 현지 사건도 여행업계에선 유명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사는 그나마 현지 여행사 중에서도 크고 믿을만한 업체를 써서 가이드들도 어느 정도 걸러지는데 간혹 문제를 일으키는 가이드가 꼭 나온다"며 "그런 사건을 잘 해결해야하는 것도 여행사의 업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 여행사에서 법무를 담당했던 배진석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가이드가 손님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싸움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현지 진행비가 이미 지급됐는데도 도박이나 유흥비로 탕진하고 돈 없다고 손님들을 원래 일정대로 데려가지 않아 서울 본사에 컴플레인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현지 가이드의 함량 미달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데 한국 여행사 입장에선 현지 사정을 모두 알수가 없고 하청을 주는 입장이어서 현지 여행사가 문제될 가이드를 고용하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주고 사고가 나는 경우엔 페널티를 부여해 거래를 끊는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달랏시가 단속을 하게 된 계기도 현지 한국인 가이드가 베트남 역사에 관해 엉터리 설명을 하는 장면이 그대로 찍혀 페이스북 등에 퍼지면서 베트남 국민들의 원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당시 문제의 한국인 가이드는 "바오다이 황제가 100명의 아들을 낳았고 이 중 50명은 어머니를 따라 산으로 갔고, 나머지 50명은 아버지를 따라 바다로 갔다. 베트남 영토를 크게 확장 했다"는 잘못된 얘기를 했다.
베트남의 수천년전 설화와 근현대사를 뒤섞은 엉터리 역사 설명을 했으니 베트남인들이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이에 대해 한 중견 여행사 대표는 "해당 나라에 대한 기본적인 역사나 문화에 대한 상식 수준의 공부도 안 된 가이드들도 가끔 만날 수 있다"며 "지금도 동남아 일대에 중국과 한국 고객 양쪽을 모두 받을 수 있는 장점으로 현지 랜드사에 의해 선호되면서 널리 퍼져있는 조선족 가이드들은 중국에서 배운 역사교육이 우리와 달라 손님들에게 이상한 얘기를 가끔 하는 경우가 있어 난감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우리나라 인바운드 여행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국 단체 패키지의 경우에 중국인 가이드의 엉터리 역사왜곡 설명 등이 문제가 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가 합동으로 단속에 나서 중국인 관광객 인바운드 1위 여행사인 중국계 랜드사의 국내 등록이 취소된 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배 변호사는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지만 한국어 교육을 제대로 받은 현지인 가이드가 양성되도록 해당 나라에서도 노력을 해야겠고 한국 여행사들도 불법적인 한국인 가이드보다는 되도록 합법의 테두리에서 여행이 이뤄지도록 유도해야할 것"이라며 "전적으로 가이드에 의존해야하는 해외 패키지 상품 선호도가 떨어진 것도 이런 문제들이 누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튜버 '용진캠프'는 지난달 말 '긴급, 저 여기서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요?', '해외에서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부모님을 욕하는 여행 가이드를 만난다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조지아 현지 여행사 협찬으로 여행하던 중 아르메니아에서 현지 가이드 K씨에게 봉변을 당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아르메니아 국적을 취득했다는 한국인 K씨는 절벽 위 마을에 있는 현지 호텔로 안내한 뒤 현지인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술에 만취돼 유튜버에게 폭언을 하다가 급기야 살해 협박과 다름없는 언행도 했다. K씨는 특히 "현지인을 불러 너 아르메니아에서 없앨 수도 있어"라며 위협하기도 했다. 관련 영상이 이달 초 공중파와 뉴스 등에도 소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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