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글로벌스케일업캠퍼스 휑~ [현장, 그곳&]
낮은 임대료에 창고 등으로 사용
“여기저기 기업이 들어와 있긴 한데…. 사무실도 불 꺼져있고,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9일 오전 10시께 인천 송도국제도시 글로벌캠퍼스(IGC)의 지하 1층 글로벌스케일업캠퍼스. 한 플랫폼 개발 기업의 간판이 걸려 있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고 내부에는 불이 꺼져 있다. 출입문 옆에는 상자 등이 쌓여 있어 마치 창고를 연상하게 한다.
인근의 한 환경관련 기업도 마찬가지. 부설연구소까지 같이 입주해 있지만, 문도 닫혀있고 내부 불도 꺼져 있다. 또 다른 플랫폼 기업은 간판조차 없고, 광고판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날 오전 글로벌스케일업캠퍼스 일대를 확인한 결과, 입주 기업 22곳 중 14곳(63%)이 문을 열지 않았다. 또 공유오피스는 32좌석 중 29좌석(90%)이 비어 있다. 이 때문에 기업 입주 공간 복도에는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 적막하다. 이곳에서 만난 캠퍼스 관계자는 “회사 간판을 걸고 있지만 불이 꺼지거나 며칠째 영업을 안 하는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 IGC 지하 창업기업들이 모인 곳이 ‘유령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입주해 있는데도, 정작 대부분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인천테크노파크와 IGC운영재단 등에 따르면 인천TP는 글로벌스케일업캠퍼스에 기업 사무실 28곳을 비롯해 공유오피스 35좌석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현재 기업 사무실은 22곳(78%), 공유오피스는 32곳(91.4%)이 입주해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 상당수가 제대로 열지 않고 있다. 입주 기업들이 월 임대료가 매우 싸다보니 입주만 했을 뿐, 실제로는 타지역에서 영업하거나 창고처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TP는 창업 기업의 성장을 위해 입주 기업에 월임대료를 2년까지 80%, 3년차부터는 50%를 감면해준다. 이에 따라 가장 규모가 작은 33㎡(10평)은 매월 약5만7천원, 가장 큰 165㎡(50평)도 약 28만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공유오피스는 매월 5만원만 내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인근 시세 35~50만원보다 매우 저렴하다.
이곳에 지난 2020년 입주한 A사의 경우에는 서울에 또 다른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인천에서는 거의 영업 등을 하지 않고 있다. 또 2022년 입주한 B사도 A사처럼 서울에 대표사무실을 두고, 이곳에선 기술개발 등만 하고 있다. 하지만 무려 1개월간 사무실을 비우기도 하는 등 사실상 사무실 문은 닫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기술개발 및 투자유치를 위해 외부의 일정이 많다 보니 장기간 비운 것”이라며 “사업 확장으로 타지역에서 활동해야 하는 시간이 많다”고 말했다.
김진유 경기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기업이 단순히 공간에 입주만 한다고 해서 활성화가 이뤄지는 건 아니”라며 “기업이 활발하게 창업 활동을 한다거나 활동량을 점검해 사무실을 방치하지 않게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활동이 없거나 입주 취지에 맞지 않다면 퇴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TP 관계자는 “기업들이 입주 공간을 장기간 비우는 등의 문제가 있긴 하다”며 “다만 이때는 퇴거 조치나 재계약 불가 등 페널티를 주며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공유오피스는 밤 시간대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는 상황으로, 입주 기업 모집 공고를 냈으며 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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