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은 옛말…퇴사 브이로그 찍는 MZ 공무원들
경직된 조직 문화, 악성 민원 등 이유로 꼽아
"공무원 월급, 기업 대비 삭감 수준" 의견도
'안정성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어' 반론도 나와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사람들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말하는 직장에서, 나는 가장 불안정했다."
7급 공무원이었던 유튜버 '덱시'는 지난 공직 생활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일을 그만두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경직된 조직 분위기'와 '업무에 대한 회의감'이라고 밝혔다.
덱시는 지난 2022년 9월 '7급 공무원 퇴사한 MZ세대가 말하는 진짜 퇴사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는 경직된 공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경험을 담담히 전했다.
그는 "나는 상사가 야근하라고 압박해도 6시 전에 다 끝내고 칼퇴근하는 사람이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상사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상사 기분 맞춰주겠다고 일도 없는데 야근, 술 시중드는 건 죽어도 싫었다"며 "공무원이니까 윗사람이 날 어떻게 보든 잘릴 위험은 없다. 나만 철판 깔고 무시하면 되는데 성격상 남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는 걸 견디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아예 성격이 다른 두 기관에서 일을 해봤는데도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했다. 이러다가는 평생 영혼 없이 직장을 다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무원으로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부처 모두 근무해 봤지만, 어느 곳에서도 직업적인 만족도를 채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덱시와 비슷한 이유로 면직을 택한 이들이 공감과 응원을 보내면서 해당 영상은 이날 오후 기준 59만회의 조회수와 1300개가 넘는 댓글을 기록했다.
한때 '신의 직장', '갓무원' 등으로 불렸던 공무원이란 직업에 대한 선호도도 예전같지 않다. 인사혁신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은 21.8대 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어렵게 공무원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직을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공무원연금공단 통계에 따르면, 매년 증가세를 보이던 공무원 퇴직자(재직 3년 이하)는 지난 2022년 1만 20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5166명이던 4년 전보다 2배(6910명)가 늘어난 셈이다.
공무원이 외면받게 된 이유는 ▲낮은 연봉 ▲경직된 조직문화 ▲업무에 대한 만족도 ▲직장 내 인간관계 등이 거론됐다. 일각에서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직업관이 변화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예전부터 공무원 처우 개선 문제로 화두에 올랐던 '낮은 연봉'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받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달 17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충주시청 김선태(36·전문관) 주무관이 출연해 공무원 처우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 주무관은 "공무원 월급은 일반 사기업에 비해 거의 삭감 수준"이라며 "5년 동안 평균 보수 인상률이 평균 2%도 안 됐다. 그런데 물가는 6%씩 올랐다. 그러면 5년간 실질적인 급여는 삭감된 거다. 그런 현실 때문에 가장 크게 실망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유튜브에서는 공무원들이 직장을 그만두게 된 경위를 밝히는 영상인 이른바 '퇴사 브이로그'가 꾸준히 성행하고 있다. '퇴공사'와 '민이음', '안전한남자' 등 어느 정도의 구독자 수를 보유한 유튜버뿐만이 아니라 많은 일반인들도 퇴사 브이로그를 찾아볼 수 있다. 공무원을 그만 둔 이유로는 '비효율적 운영 체제', '낮은 직업 만족도', '인수인계 부실', '악성 민원', '조직 내 인간관계' 등을 거론했다.
다만 공무원에 대한 직업적 인식과 만족도가 높은 젊은 층도 존재했다. 6년 차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인 유튜버 '뚜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공무원을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지난해 11월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나는 정년이 보장된 안정적인 삶을 선호한다. 그리고 어른들이 공무원을 되게 좋아한다"며 "나는 지방 토박이다. 일자리가 많이 없는 지역에서 무난하고 평범한,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직업이라 좋다"고 밝혔다. 대부분 흔히 알려진 공무원의 단점에 공감하면서도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공무원은 장단점이 극명한 직업"에 공감하면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누리꾼들은 대게 "나도 안정적이라는 장점 하나 때문에 이 직업을 선택했다", "공무원은 오래 다닐수록 빛이 나는 직업이다", "효도직업으로 이만한 게 없다" 등 공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보수적인 조직 때문에 내성적인 성격인 사람들은 매일 사람 대하는 게 힘들더라", "공무원은 한없이 을이 되어야 하는 처지가 현실을 깨닫게 된다", "젊을 때는 공무원 하면 인생에 대한 의미를 많이 잃는다" 등 부정적인 의견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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