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버블론" 나올 만큼 잘 나가는 미국-인도-일본 증시, 이유는?

손승욱 기자 2024. 3. 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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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살롱] 세계 4대 주식시장 상황…미중 갈등 직격탄 맞은 중국, 수혜 받은 인도-일본


"증시가 전 고점을 넘어섰습니다."

인도에서 처음 이런 보도가 나오더니, 이어 미국, 일본, 타이완에서도 연이어 같은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이 나라들 주가는 '버블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많이 올랐습니다.


혹시 연초에 나란히 좋은 모습을 보인 이 나라들 사이에 공통점은 없을까요?

주가가 오르는 데에는 각 나라마다 아주 복잡하고 다양하고 독자적인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장 눈길이 가는 '단순 분석'은 '미국과 친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중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들'이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미중 갈등의 산물'이라는 겁니다.

미국은 '세상을 바꿀 AI와 반도체'를 테마로 폭등 장세가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인도와 일본의 경우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혜택을 입는 동시에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을 빠져나온 돈이 몰리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반면 미중 갈등의 정반대 쪽에 서있는 중국과 홍콩 증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주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훨씬 더 다양하고, 특히 미국과 친한데도 주가가 전고점에 가지 못한 나라도 많습니다.)

오늘은 신냉전과 이로 인한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미국, 중국, 일본, 인도라는 세계 4대 시장(최근 인도 증시가 홍콩 증시를 넘어서면서 세계 4위가 됐습니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혹시 (투자자 입장에서) 버블이라고 볼 만한 위험 요소는 없는지 빠르게 짚어보려고 합니다.

SBS 경제자유살롱에 출연한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 부장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미국부터 시작하겠습니다.


Q1.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미국 시장, 버블일까요?

비싸다는 얘기들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나스닥 같은 경우는 평균 5년 평균 수준에서 약간 벗어났을 뿐이지 극단적인 과열은 전혀 아니거든요. 많이 오르긴 했는데 그만큼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얘기겠죠. 단적인 예로 최근 가장 뜨거운 엔비디아는 2023년부터 500% 이상 올랐죠. 5배 이상 올랐는데 밸류에이션은 반토막이 났다, 그 말은 실적은 10배가 올랐다는 거죠. 미국 증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그림이고요. 하반기에는 또 금리 인하 기대감도 맞물려 있어서 큰 흐름으로 봤을 때 미국 증시가 계속적으로 추세적인 상승을 할 수 있겠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어요.

Q. 조만간 조정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군요.

지금 S&P 500은 5,100을 넘었고, 나스닥도 16,000을 넘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상승 여력이 더 남아있지만, 시장이 항상 끝없이 올라가지는 않죠. 일시적으로 쉬었다가 다시 올라가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단기 등락은 좀 경계를 해야 될 레벨에 근접해 있다고 봅니다.

다만 등락이 있은 이후에는 다시금 올라가는 그림이 나올 테니까 현재 시점에서 다 왔다라는 것보다는 쉬지 않고 올라온 데에 따른 되돌림 과정은 염두에 둬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고요.

공포와 탐욕지수 (Fear & Greed Index, 표)를 보시면, 몇 달째 극단적인 탐욕 구간에서 왔다 갔다만 하고 있거든요. 과열 양상이 오래가고 있다라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봐야 할 게, 매크로 리스크 인덱스라는 게 저점이에요.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굉장히 낮은 수준에 위치해 있다. 거꾸로 말씀드리면 멀지 않아서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라는 의미라서 더 세게 베팅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쉴 때를 기다렸다가 타이밍을 잡아 보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미국 주식 얘기를 할 때 AI 얘기, 빅테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계속 승승장구할 거다" 이렇게 평가하십니까?

제일 좋은 거는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는 것 같아요. 2017년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어마어마한 반도체 사이클이 들어왔었잖아요. 그때 사이클이랑 비슷하게 봐서 올해 내내 계속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실적이 계속 뒷받침되고 있어요. 엔비디아 실적이 정점을 지날 거라는 시기가 원래는 2025년이었거든요. 그런데 2026년으로 미뤄지고 있습니다.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다는 얘기거든요. 주가 등락은 있어도 추세적으로 빠지거나 급격하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 같고요. 물론 단기적으로는 쉬어갈 수 있다고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금 엔비디아 갖고 계신 분들은 행복하시죠. 워낙 많이 올랐고 저점에서 잘 사신 분들은 그냥 들고 가시면 될 것 같고요. 만약에 따라서 사셨다는 분들은 지금 레벨에서 1~2% 꺾일 때 조심하자. 지금 새로 사고 싶으신 분들은 타이밍을 재지 말고 지금 가격대에서 (전체 사려고 하는 액수의) 5%라도 사자. 그런 다음에 밀리면 조금 더 산다라는 생각으로 가져가는 게 맞겠다 이렇게 봅니다.

Q. 애플, 테슬라는 어떤가요?

M7 중에서도 탈락하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특히 애플, 테슬라. 왜냐하면 대표적으로 중국 노출도가 높고 실적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업인 건 알고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냐 뒷받침되지 않느냐에 따라서 주가 차별화가 극명해진 시장인 거예요.

다만 (AI 관련 기업) 한쪽으로 너무 쏠린다는 건 단기적으로 걱정이 되긴 합니다. 한국 증시도 작년에 극단적인 쏠림 현상을 경험했던 바가 있거든요.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고 하더라도 극단적인 쏠림 현상 이후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미국도 단기적으로는 이런 부작용들을 4~5월까지는 조심해야 되지 않을까. 더 올라간다 하더라도 여기서 쭉쭉 뻗어나가는 그림보다는 고점을 형성하는 과정, 그다음에 한두 달 정도는 쉬어가는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매수 타이밍을 천천히 가져가도 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Q. 미국 시장을 버블로 보십니까?

버블이 나오려면 실적보다도 더 큰 폭의 상승을 해야 합니다. 나스닥의 PER은 5년 평균에서 약간 벗어난 정도, 엔비디아는 5배가 폭등을 했는데도 PER 레벨은 더 떨어진 정도고요. 실적이 확실하게 뒷받침되고 있다라는 거거든요. 주가 패턴만 가지고 버블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저는 아직은 아니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미중 갈등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 얘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중국 주식 시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중국의 경우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라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엄청나게 폭락했다가 급반등하면서 3,100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당분간은 조금 더 올라갈 수 있는데 3월 18일 발표되는 중국 실물 지표들이 별로 안 좋게 나올 수 있습니다. 왜냐면은 중국 경기가 2월, 3월, 4월 소매 판매까지 굉장히 안 좋을 거거든요. 정책 기대와 디플레이션 우려 완화가 증시에 일정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처음 맞이하는 실물 지표가 예상보다 못하다면 조금 출렁일 수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좀 올라가겠죠. 떨어졌던 소매 판매가 다시 하반기로 돌아오면서 올라가는 그림들이 만들어질 거고요. 작년 7월부터 쏟아부었던 경제 부양 정책들과 이번에 발표되는 정책들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하반기부터는 중국 경제를 조금 더 좋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 4~5월까지는 증시가 불안정하다가 6~7월 가면서 방향성을 다시 위쪽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미중 갈등 때문에 경제 회복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중국이 돈을 풀고 금리를 인하하고 경기 부양 정책을 쓰면 중국 경제도 좋아지긴 하겠죠. 하지만 그것보다도 제가 생각하는 것은 그런 효과들이 중국 내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해외로 빠져나가는 그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사례가 있었거든요. 과거 일본이 어마어마한 호황을 겪었다가 꺾여서 침체로 가는 과정에서 제로금리로 갔습니다. 근데 회복이 됐나요? 안 됐죠.

일본 경제를 돌려야 되는 돈들이 전부 해외로 빠져나갔습니다. 그때 글로벌 전반적인 위험자산들을 뜨겁게 만들어줬거든요. 지금 중국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손승욱 기자 s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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