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손님 깨우자 욕설하며 성기 노출…'공연음란' 무죄 왜?[죄와벌]

박현준 기자 2024. 3.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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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깨우는 주점 주인과 지인에게 욕설하고 그 앞에서 바지를 내린 50대 남성, 법원은 이 같은 행위가 음란행위라고 판단했지만 공연음란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A씨의 행동을 음란행위라고 판단하면서도 '공연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A씨)이 사건 당일 피해자 앞에서 성기를 노출한 사실은 인정되고, 이는 보통 사람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음란행위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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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에서 공연음란 혐의 재판 넘겨져
1심 "성기노출…음란행위 맞다" 판단
'공연성'없다며 기소 혐의 무죄 판결
[서울=뉴시스] 잠을 깨우는 주점 주인과 지인에게 욕설하고 그 앞에서 바지를 내린 50대 남성, 법원은 이 같은 행위가 음란행위라고 판단했지만 공연음란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사진은 법원. 뉴시스DB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잠을 깨우는 주점 주인과 지인에게 욕설하고 그 앞에서 바지를 내린 50대 남성, 법원은 이 같은 행위가 음란행위라고 판단했지만 공연음란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

A(50)씨는 지난해 5월12일 초저 지인 2명과 함께 경북 청도군에 있는 한 주점을 방문했다. 이후 만취한 A씨는 주점에서 잠들었고, 지인들은 '그냥 재우라'고 말하며 먼저 귀가했다.

주점 주인이었던 B(35)씨는 같은 날 오후 11시께 가게 문을 닫기 위해 A씨를 깨웠다. 하지만 그는 "이불을 깔라"고 말하는 등 술에 취해 알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했고, 이에 B씨는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또 두 사람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바지 지퍼를 내리고 성기를 약 1~2분간 노출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후 수사당국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피해자들 앞에서 바지와 속옷을 벗고 성기를 노출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그렇다 하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의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의 행동을 음란행위라고 판단하면서도 '공연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2단독 이원재 판사는 지난달 15일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A씨)이 사건 당일 피해자 앞에서 성기를 노출한 사실은 인정되고, 이는 보통 사람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음란행위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공연음란죄는 음란행위가 공연히 행해질 것을 요하고, '공연성'은 공중이 인식할 가능성이 있음으로써 특정된 소수인을 상대로 한 음란행위의 경우 공연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 당시 피고인의 행위는 특정된 소수인을 상대로 한 것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들어와 관측할 가능성이 있었던 장소였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은 사건 당시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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