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축제' 중에 올해 주가 11% 빠진 애플…반등은 언제?
[편집자주] 지난해 전 세계 기업 중 최초로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하며 증시 역사를 새롭게 썼던 애플의 시대가 저무는 걸까. 2007년 출시한 아이폰으로 단숨에 스마트폰 업계 1위로 올라선 뒤 17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렸지만, 인공지능(AI)이라는 시장의 큰 물결 속에서 애플은 보이지 않는다. 시장은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은 초조해하고 있다. 애플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다만 차익 매물로 엔비디아 주가가 5.6% 추락해 미국 증시가 하락한 8일엔 1.0% 오른 170.73달러로 마감했다. 3거래일만에 170달러선을 회복한 것이며, 8거래일 만의 상승이었다. 애플 160달러대는 싸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 주가는 올들어 11.3% 하락했다. S&P500지수가 같은 기간 7.4%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 주가의 상대적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11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 198.11달러에 비해서는 13.8% 떨어졌다.
한 때 3조달러를 넘어섰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8일 종가 기준으로 2조6400억달러로 줄었다. 지난 1월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시총 3위인 엔비디아와의 격차도 줄고 있다. 8일 엔비디아의 시총은 2조1900억달러였다.
이번주 들어 애플의 주가 부진은 2가지 대형 악재 때문이다. 지난 4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18억4000만유로(약 2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5일엔 애플이 중국 내에서 이례적인 할인행사를 벌였음에도 올들어 첫 6주일간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28일 주주총회에서 "생성형 AI의 놀랍도록 강력한 잠재력을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미래를 재정의할 새로운 기술, 생성형 AI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 방법들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이 작업하고 있는 AI가 어떤 것인지, 아이폰 등 하드웨어 기기에 AI 모델이 구동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지, 챗GPT처럼 자체적인 생성형 AI 챗봇 모델을 개발한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이른바 애플카, 자율주행 전기차도 마찬가지였다. 2004년부터 애플카 개발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지만 애플은 이에 대해 한번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었다. 지난 2월27일 전기차 개발을 추진하던 팀이 해체됐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도 애플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애플은 제품이든 서비스든 완벽한 상태로 준비돼야만 발표하는 완벽주의 때문에 전기차 개발에 10년을 쏟아붓고도 빈손으로 포기하게 됐다. 완벽하게 준비돼 발표할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면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 애플의 비밀주의 때문에 투자자들은 애플이 AI에서 어떤 혁신을 이룰지 어떤 힌트도 없는 가운데 감으로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술적 분석상으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배런스에 따르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의 설립자이자 기술적 애널리스트인 케이티 스톡튼은 애플 주가가 170달러 밑으로 다시 떨어진다면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 지지선은 161달러 부근이라고 밝혔다.
캡테시스의 창립자인 프랭크 캐퍼렐리도 애플 주가의 170달러 다음 지지선을 스톡튼과 비슷한 165달러로 보고 있다. 애플 주가가 161~165달러선을 지키지 못하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2V 리서치의 수석 이사이자 기술적 전략팀장인 존 로크는 애플 주가가 165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2021년 수준인 130달러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 주가가 130달러가 되면 향후 1년간 주당순이익(EPS)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20배로 낮아지게 된다. 이는 현재 S&P500지수의 선행 PER과 비슷한 수준이다. 애플 주가는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9년만 해도 대부분 기간 동안 PER이 20배 수준에 머물렀다. CNBC에 따르면 현재 애플의 선행 PER은 26배이다.
현재 애플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약 200달러로 현재 주가 수준보다 18%가량 높다. 1년 전에는 평균 목표주가가 약 170달러로 당시 애플의 주가 155달러보다 10%가량 높았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손흥민 "사인해줘" 팬 요청 거절했는데 사람들 '환호'…무슨일? - 머니투데이
- 한가인, 머리 안 감아도 '1573만원' 목걸이는 문신템으로… - 머니투데이
- 축구 대표팀 명단 발표 하루 전…홍준표 "이강인 부적합" - 머니투데이
- '전국노래자랑' MC 하차한 김신영, 마지막 남긴말 - 머니투데이
- 김창옥 "오은영 상담 프로 섭외 와서 거절…'날 대체 뭐로 보고?'" - 머니투데이
- 하노이에 한국처럼 집 지었더니 "완판"…이번엔 '베트남의 송도' 만든다 - 머니투데이
- '아이 셋·아빠 셋' 고딩엄마…이혼+동거소식에 큰아들 "미쳤나 싶었다" - 머니투데이
- SK하이닉스 5% 급락… 17만 닉스 붕괴되나 - 머니투데이
- "꼰대 닥쳐"…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시위, 막말·야구방망이까지 - 머니투데이
- "제주가 어쩌다 이지경" 줄줄이 공실…바가지 쓴 한국인들 "일본 간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