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권 부동산 그림자금융 926조 `사상 최대`

김경렬 2024. 3. 1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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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926조원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금융 비중도 2013년 15%에서 2023년 41%로 크게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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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새 4.2배↑…GDP 대비 비중도 15%→41% 확대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도 PF 부실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며 경고했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926조원을 기록했다. 전년(886조원)보다 4.5%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그림자 금융은 비은행 금융기관 또는 비은행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금융투자상품을 의미한다.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을 매개로 자금 중개나 신용창출 기능을 수행하는 PF 대출·보증, PF 유동화증권,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 특별자산펀드 등이다.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금융은 10년 전에 비해 4.2배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금융 비중도 2013년 15%에서 2023년 41%로 크게 확대됐다. 우리나라 전체 그림자금융 중에서 부동산 그림자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42%에서 62%로 커졌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채권시장 및 단기자금시장 등과 밀접히 연계돼 있어 레버리지(차입)가 크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그림자금융이 부실화되면 금융기관의 연쇄 손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실물경제의 침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PF 관련 자금경색 위기를 불러온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대표적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권이 보유한 PF 부실 정리 지원에 나섰지만, 전체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수준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해 PF 부실과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데 대해 억제가 필요하다고 경고가 많이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규모가 많이 증가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전체 그림자 금융 중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유례 없이 높아 우리 잠재성장률을 깎아 먹는 좀비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보다 생산적인 곳으로 시중자금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신규 공급이 많이 줄었지만, 부실 PF 등이 매각, 상각 이후 청산이 돼야 잔액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옥석을 가려서 좋은 곳에는 돈이 들어가게 하고, 안 좋은 곳은 청산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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