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장 오래된 동포 사회...카를스루에 한인회 60주년 기념식
[앵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회 중 하나인 카를스루에 한인회가 60주년 기념식을 열고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카를스루에 한인회는 동독 유학생 출신인 탈북 유학생들을 주축으로 기틀이 마련됐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함께 만나보시죠.
[기자]
색색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한국 가곡들을 불러봅니다.
머나먼 고향이 생각날 때면 함께 모여서 그리움을 달래며 불렀던 우리말 노래입니다.
카를스루에 한글학교 어린이들이 공연을 선보이자 어른들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독일 카를스루에 한인회의 60주년을 기념하는 축하 행사입니다.
[고영아 / 카를스루에 여성합창단장 : 옛날에 가난하고 한국이 너무 못살아서 그때 온 사람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독일에 그랬는데 여태까지 우리가 서로 힘들고 고생도 많이 하고 오늘까지 이렇게 이르렀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아주 좋아요.]
[이종원 / 카를스루에 한인회장 : 한국인으로서 여기 이방 땅에서 어떻게 살아 나가야 하는지 또 한국인의 정체성을 좀 더 우리 후세들에게 알려주는 그런 차원에서 저희가 이 카를스루에 60주년 이런 행사를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 1964년 5월 설립된 카를스루에 한인회는 주변 지역의 한인회와는 다른 특별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과거 독일이 동서로 나뉘었을 당시 동독에 유학 간 북한 유학생 중 3명이 서독 지역으로 넘어오면서 한인 사회의 기틀을 마련한 겁니다.
이렇게 탈북 유학생을 시작으로 이후 많은 한국 출신 동포들이 모이면서 지금의 한인회가 만들어진 겁니다.
[백옥숙 / 전 카를스루에 한인회장 : 1964년에 북한에서 네 분이 동독에 있는 드레스덴에서 공부하고 학위를 받고 서독으로 넘어오셨어요. (그중 세 분이 남아) 그때 소수의 유학생이지만, 그분들하고 교류하게 돼서 차차 그게 점차 발전돼서 한인회가 형성된 겁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시기부터 시작된 카를스루에 한인회는 이제 독일 전역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올해 60주년을 맞이한 만큼 한인회의 초석을 다진 유학생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황영수 박사에게 감사패가 수여됐습니다.
행사에 직접 참가하지 못한 황 박사를 대신해 자녀인 자넷 황 씨가 감사패를 수상했습니다.
[자네트 황 / 황영수 박사 자녀 : 무엇보다 제가 좋게 생각한 것은 제 아버지가 일구어낸 한인 문화가 살아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창립 회원들이 연로해서 머지않아 함께할 수 없게 되더라도 모든 것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 것이니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큰 자부심이 됩니다. 한국문화는 그 자체로도 자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카를스루에와 인근 지역에 사는 한인 동포들은 3백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한인 숫자가 많지 않은 지역이지만 앞으로도 한인회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사회의 명맥을 잇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고경석 / 주프랑크푸르트 한국 총영사 : 오랜 역사 동안 활동을 구세대 그리고 젊은 세대 그리고 독일인 그리고 한국인 여러 세대와 계층을 아울러서 함께 이렇게 활동을 하기 때문에 독일 내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한인회로서의 그런 평가를 받았던 것 아닌가 싶고….]
[최새진 / 독일 카를스루에 : 부모님께서 항상 한인회 봉사하시고 행사 때마다 참여하셔서 같이 다녀서 이렇게 한국 사람들의 모임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해요.]
YTN 김운경 (khj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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