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절 불꽃놀이 영향…설 명절 경기도 미세먼지 중금속 급증”

중금속 농도 변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제공

중국 춘제 기간 폭죽놀이의 영향으로 설 명절 기간 경기지역 대기 중에 중금속 농도가 급증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도보건환경연구원은 평택과 김포 대기성분측정소에서 초미세먼지 속 중금속 농도를 측정한 결과 2월 설 명절 기간에 스트론튬(Sr), 바륨(Ba), 칼륨(K), 구리(Cu)의 농도가 많이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중금속은 폭죽 불꽃 색깔을 나타내는 성분이다.

가장 높은 농도를 보인 날은 2월 11일(음력 1월 2일)로 스트론튬 0.0486~0.0518㎍/㎥, 바륨 0.1477~0.1513㎍/㎥, 구리 0.0418~0.0518㎍/㎥, 칼륨 1.7788~2.3641㎍/㎥로 측정됐다. 농도는 2월 14일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올해와 작년 모두 춘제 이틀째 되는 날 이들 중금속 농도가 높았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성분 분석과 기상 역궤적 분석 등을 통해 중국에서 춘제 폭죽놀이 후 관련 물질이 기류를 타고 경기지역에 넘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에서는 위안샤오제로 불리는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 이틀 뒤인 2월26일에도 스트론튬과 바륨 농도가 다시 높아져 각각 0.0063~0.0115㎍/㎥, 0.0169~0.02762㎍/㎥로 나타났다. 중국은 위안샤오제에도 폭죽놀이를 한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코로나19로 산업 활동이 제약받았던 2020년과 2021년 설 명절 기간에는 중금속 농도 변화가 거의 없었던 점 등을 보면 대기중 중금속 농도가 중국 불꽃놀이 영향인 것으로 판단했다.

평택측정소를 기준으로 올해 1월 중금속 평균 농도는 스트론튬 0.0009㎍/㎥, 바륨 0.0014㎍/㎥, 구리 0.0044㎍/㎥, 칼륨은 0.1650㎍/㎥다.

권보연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은 “평상시 대기 중 스트론튬, 바륨 등의 농도가 많이 변하지 않는 편이고, 설 명절에 우리나라에서는 불꽃놀이를 하지 않는 점, 이 기간 대도시가 있는 산둥·요동반도에서 서해를 거쳐 유입되는 기류의 역궤적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보면 중국 폭죽놀이와 관련 있는 중금속 물질이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