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정치인들 지독히 일한다”…이낙연이 부러워한 나라는
“독일, 세계 경제 3위 오른 이유는
정치의 안정 때문...상대당 탓 안해”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지난 6일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정치 구조를 이루고 있는 ‘거대 양당 체제’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금 같은 다양성의 시대에서 양자택일의 양당제는 대처할 수 없다”며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양당제 대신 “새로운 선택이 가능한 다당제가 필요할 때”라며 다당제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독일이 55년 만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경제 3위에 오른 것도 “정치의 안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극우정당 열풍이 유럽을 휩쓸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앙정치에서 아직 소수집단으로 취급되는 나라가 독일”이라며 “독일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극단 세력이 중앙권력을 많이 갖지 못하도록 좀 더 중도적인 좌우(세력)가 협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현재 독일 신호등 연정(사회민주당·빨강, 자유민주당·노랑, 녹색당·초록 연립정부)을 거론하며 “연정의 정통과 저력이 극단 세력의 중앙진출을 억제한다. 그래서 국가 정책이 정권 교체에도 크게 휘청거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일본은 정권교체를 못하고 그대로 자민당 1당 체제로 가고 있어서 변화가 없다”며 “독일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변화의 진폭이 우리처럼 크게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라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인다”고 했다.
독일의 ‘통일’을 예로 들었다. 이 대표는 “흔히들 ‘자민당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은 기민당 헬무트 콜이 그대로 계승해 통일을 이뤄 독일은 멋진 나라’라고 말한다”며 “브란트 정부 때 외무장관과 헬무트 정부 때 외무장관이 동일 인물이었다. 브란트 총리 밑에서 동방 정책을 만들고 콜 총리 밑에서 실천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그런 독일의 지혜를 우리나라에서도 빨리 배워야 한다”며 양당이 아닌 제3세력이 약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독일에서 민주연합·기독교사회연합(기민·기사연합) 외교위원장과 한 시간 대담을 했는데 참 인상적이었다”면서 “독일 경쟁력 추락에 대한 질문을 했다. 위원장이 ‘그렇게 된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어느 쪽에서 집권해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외교위원장이 ‘첫째, 독일 통일로 인해 구동독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렸고 재정 여유가 없어져 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쓰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통일은 불가피했다. 둘째, 값싼 소비재 제공은 정부로서 당연한 의무이다 보니 중국을 키워줬다. 셋째, 값싼 에너지 공급도 정부의 책임이다 보니 러시아를 키워줬다’고 설명했다”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이어 “한국 정치인 같으면 상대 당 탓을 하는 데에 정신이 없었을 텐데 이 사람들은 대단했다”며 “더 놀란 일이 있었다. 그분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었는데, 그때 의원 3~4명이 더 있었다. 그 사람들이 자기들도 만나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관련된 일화를 더 소개했다.
이 대표는 “그분들은 시간이 되지 않아서 못 만났는데 ‘우리나라 정치인 같으면 우리나라보다 조금 경제력이나 국력에서 떨어지는 나라의 전직 총리를 만나달라고 했을까’ 생각이 든다”며 “정치인들이 참 지독히 열심히 일한다. 남 탓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러웠다 내가 뭐라고”라고 회상하며 재차 감탄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로더리히 키제베테르 독일 기민당 외교위원회 대표와 13일 오후 의회 사무실에서 만나 세계정세와 한독양국 관심사를 논의했다”며 “그는 매우 박식하고 진지하며, 부드럽고 강력한 설득력을 지닌 지도자였다”고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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