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어선 전복 사고, 이틀째 실종자 수색 중
사고 당시 높이 약 4.8m 파도 쳐
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옥돔잡이에 나섰던 20톤급 어선이 뒤집혀 선원 9명 중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숨진 4명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사고가 급작스레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통영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6시 29분쯤 통영 욕지도 남쪽 약 68㎞ 해상에서 제주 선적 20톤급 근해연승어선(줄에 여러 개의 낚시를 달아 갈치·조기·홍어 등을 한꺼번에 잡는 배) ‘제2해신호’가 연락되지 않는다며 함께 출항했던 ‘제1해신호’가 제주어선안전조업국에 알렸다. 제주어선안전조업국은 곧바로 통영해경에 팩스를 보내 ‘조업 중이던 선박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어선에는 선장 등 한국인 2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7명 등 총 9명이 타고 있었다.
경비함정 등을 보낸 해경은 신고 14분 만인 오전 6시 43분쯤 물 위에 바닥을 드러낸 채 뒤집혀 있는 제2해신호를 발견했다. 구조대가 선체에 올라가 선박 외부를 두드리며 생존자 반응을 살폈지만, 별다른 신호는 없었다고 한다.
해경은 선박 안팎을 포함해 가로 37㎞, 세로 18㎞를 광역수색 구역으로 정하고,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오전 8시 30분쯤 선실 입구에서 인도네시아인 선원 1명을 처음 발견했고, 이어 오전 9시 19분쯤 조타실 안에서 선장을 발견했다. 오전 9시 52분쯤 선실 부근에서 선원 1명을 추가로 찾았고, 오후 3시 15분쯤 사고 현장에서 13㎞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선원 1명을 발견했다. 이들은 모두 숨진 상태였으며, 발견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법에는 어선에 탄 사람은 기상특보 발효 때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돼 있다.
해경은 수색 이틀째인 10일 오전 8시 사고 선박을 조류가 잔잔한 욕지도 인근 흰작살해수욕장 쪽, 이른바 ‘안전 해역’까지 약 80㎞를 이동시켰다. 150톤급 해상 크레인으로 선박을 들어 올려 바지선 위로 인양해 선박 내 흙과 엉켜 있는 어구 등을 제거하고 선박 내부 정밀 수색 작업을 벌였다. 해상에선 경비함정과 항공기 등을 동원해 수색 중이지만 아직 실종자는 못 찾았다.
한편, 해경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통영해경에 따르면, 제2해신호는 이틀 전인 7일 오전 10시 37분쯤 제1해신호와 함께 선단을 이뤄 옥돔을 잡기 위해 제주시 한림항을 출항해 통영 욕지도 인근 해역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튿날(8일) 오후 8시 55분 이후 항적기록이 사라졌다. 해경은 이즈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선박은 마지막 항적 신호가 잡힌 곳에서 남동쪽으로 약 14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 욕지도 인근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8일 오전 7시 발효돼 이튿날 오전 4시쯤 해제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8일 오후 8시쯤 최고 4.8m 높이의 파도가 관측됐고, 초속 14m 정도의 강풍이 불었다”고 했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 15톤 미만 어선은 출항이 제한된다. 사고 선박처럼 15톤 이상이면 2척 이상이 선단(船團)을 꾸려 어선 간 거리를 6마일 이내로 유지하면 조업이 가능하다. 제1해신호 관계자는 해경에서 “조업 당시 기상이 좋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해경은 사고 선박 프로펠러에 폐그물 등 어구가 엉켜 있는 점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사망한 4명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던 점, 사고 과정에서 별다른 구조 요청 신호가 없었던 점 등으로 미뤄 이번 사고는 미처 대처를 못 할 만큼 순식간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선체 설계전문가 등과 합동 감식을 통해 다른 선박과의 충돌 여부, 외력에 의한 전복 여부 등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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